[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논란의 대상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국가보훈처가 올해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가 방침을 정하면서 박 처장의 5ㆍ18민주화 운동에 대한 인식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7일 정부관계자에 따르면 박 처장은 육군사관학교 27기 출신으로 1971년에 임관했다. 박 처장은 1980년 5ㆍ18민주화 운동 당시 계급은 소령으로 한미연합사 작전참모부 브리핑 장교로 근무했다. 1980년 1월부터 1981년 7월까지 브리핑 장교로 근무하면서 한미연합사의 작전과 훈련 등을 언론에 설명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12사단장, 합동참모본부 군사정보부장, 9군단장, 국방부 정보본부장 등을 지냈다.
박 처장은 국방부 정보본부장으로 근무하던 2004년 북한 경비정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사건과 관련해 당시 북측과의 교신내용을 일부 언론에 공개해 물의를 빚어 전역했다. 이후 2005년 한나라당에 입당해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국면에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다. 이듬해 4ㆍ9총선 때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으나 탈락했다.
박 처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보훈처장으로 임명돼 박근혜 정부까지 유임이 결정된 정부 장ㆍ차관급 인사 4명 중 첫 주자로 손꼽힌다. 하지만 박처장과 5ㆍ18 민주화운동 악연은 계속되어 왔다. 2011년 9월 한국발전연구원 특강에서 "독립을 부각시키면 박정희도 친일파가 되고, 민주화를 부각시키면 이승만, 박정희는 독재가 된다"면서 "독립과 민주화를 부각시키면 젊은이들에게 대한민국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도록 만들 수 있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박 처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경호실장 출신으로 5ㆍ18 광주유혈진압의 핵심에 있었던 인물이자, 비자금 조성사건에 연루됐던 고(故) 안현태씨를 국립묘지에 안장하도록 압력을 가했고 안 씨에 대해 '장군님' 호칭을 사용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나 국회에서 사과하기도 했다.
또 2011년 관련 단체 특강에서 당시 대선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투표를 유도하는 발언과 "독립과 민주화를 부각하면 젊은이들에게 대한민국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도록 만들 수 있다"고 말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기도 했다. 특히 '임을 위한 행진곡' 공식 제창을 무산시키고 합창 공연으로 강행하고 새 기념곡을 만들기 위한 예산까지 편성한 사실이 드러나 5ㆍ18 33주년 기념식 파행의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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