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대상자 요건 못맞춰 사업 포기, 1년넘게 투자협약 이행 못해 자격 취소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지역 대규모 민간개발사업들이 줄줄이 휘청이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용유·무의지역 선도사업인 '을왕산' 개발 사업은 우선협상대상자가 최종사업자 선정 요건을 맞추지 못해 사업을 포기했고, 무인도 '작약도' 개발은 사업시행자가 1년 가까이 투자협약을 이행 못해 자격을 상실했다.
10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을왕산 일대 61만6000㎡(단위지구명·용유 을왕산 파크52)를 개발할 우선협상대상자 (가칭)메이플에셋㈜가 최근 지위를 상실함에 따라 2순위 사업자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협의를 진행중이다.
메이플에셋은 지난 1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90일 이내 외국인 직접투자(FDI) 신고 및 사업추진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등을 완료해야 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최종사업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메이플에셋은 2020년까지 총사업비 5617억원을 들여 을왕산 일대에 명품미술관, 최고급 호텔리조트, 프라이빗 빌라 등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미술관의 경우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과 제휴하고 정보기술(IT)을 접목해 국제적인 수준으로 건립한다는 구상을 내놔 관심을 모았다.
인천경제청은 2003년 용유·무의지역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장기간 개발 진척이 없자 애초 30.21㎢ 규모였던 1개 단위개발 사업지구를 3.43㎢로 축소하고 8개 지구로 세분화했다. 용유 을왕산 파크52는 이들 8개 지구 중 하나로 이 지역 선도사업으로 추진돼왔다.
그러나 메이플에셋이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잃으면서 사업자 선정이 지연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2순위 사업자인 ㈔한국전통공예산업진흥협회 등 4개 컨소시엄과 협의를 통해 사업을 진행시킬 계획이나 2순위 사업자 역시 최종사업자로 선정되기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국전통공예산업진흥협회 컨소시엄은 '한류문화를 리드하는 복합단지 K-Planet'이란 주제로 2020년까지 6325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전통공예촌과 한류쇼핑존, 의료존 등을 조성하겠다는 제안서를 낸 바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에서 탈락한 후 청주시가 진행하는 '공예예술촌 조성사업'과 관련해 업무협약을 맺고 이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내용이 비슷한 2개 사업을 무리하게 끌고 나갈 것인지 의문이며, 자기자본비율도 50억 수준으로 낮아 을왕산 개발 사업의 실현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여론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자기자본비율이 낮고 다른 지역에서 비슷한 사업을 추진중인 것도 알고 있지만 절차에 따라 2순위 사업자가 우선협상자 지위를 넘겨받은 것"이라며 "13일까지 우선협상자 선정 조건을 총족할 증빙자료들을 넘겨받아 검토한 뒤, 여의치 않을 시 우선협상자 선정 재공모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천의 대표적 무인도 작약도를 관광지로 개발하려는 사업도 무산위기에 놓여있다.
이 사업은 애초 민간사업자인 A사가 2700억원을 투자해 10년동안 작약도에 관광호텔·콘도·청소년수련원·해양스포츠센터·워터파크 등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A사는 2014년 11월 투자협약을 맺으면서 1년 안에 실시계획 인가를 신청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 지난해 11월 인천시로부터 사업자 자격을 취소당했다.
매립시실시계획 승인을 받으려면 사유지 매입이 선행되야 하는데 A사는 투자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사유지 매입에 부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관할 지자체인 동구는 작약도를 관광지로 개발할 경우 지역경제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고 A사가 다시 사업자 재지정 신청을 할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구 관계자는 "A사가 공동사업자를 찾는 등 아직 개발을 완전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유원지 도시계획시설은 구에서 직접 개발할 권한이 없고 재정능력도 되지 않아 지금으로선 A사가 사업자 자격을 다시 얻을 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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