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본에는 'VR PC방' 등장…한국은 아직
日 게임사들 VR게임 출시…韓 게임사들 인력 모집 나서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IT업계의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른 VR이 게임업계까지 파고들었다. VR 하드웨어들이 출시되자 게임 콘텐츠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시제품 수준이었던 VR기기들이 올해 속속 출시됐다.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리프트나 삼성의 기어VR, HTC의 바이브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출시된 고사양 VR기기들은 일반 이용자들이 구매하기에는 가격이 비싸고 고사양 PC와 연결해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다. 게임 시장이 발달한 중국, 일본 등지에서는 PC방 대신 'VR PC방'이 등장하고 있다.
HTC는 자사 VR 기기 '바이브'의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 홍콩 등지에 VR PC방을 짓고 있다. 바이브는 오큘러스보다 늦게 출시됐고 인지도도 낮은데다 가격도 몇 배나 비싼 것이 단점. 이에 HTC는 중국 PC방 플랫폼 업체와 손을 잡는 전략을 택했다.
일본에서도 PC방 '넷카페'를 중심으로 VR을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가 도입되고 있다. 일본에서 넷카페 사업을 맡고 있는 인터피아는 VR콘텐츠 개발·유통 기업인 에제와 손잡고 'VR 씨어터'를 운영중이다. 인터피아와 에제는 넷카페에서 삼성의 '기어VR'을 대여해주고, 콘텐츠 티켓도 함께 판매한다. 현재는 360도 영상 위주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게임 등 다양한 VR 콘텐츠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VR PC방은 저렴한 요금으로 VR을 체험할 수 있어서 게임시장 활성화에도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며, VR콘텐츠를 대여해주는 일본의 넷카페들도 향후 VR게임 이용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VR PC방을 찾아보기 어렵다. 일본의 VR기기 '포브'가 올 가을에 한국 PC방에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연내 한국에서도 VR PC방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포브는 일본의 테크노블러드(TechnoBlood)와 제휴를 맺고 일본과 한국의 인터넷카페에 무료로 포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테크노블러드는 일본 인터넷카페에 콘텐츠유통 솔루션인 프로비전(ProVision)을 공급하고 있다. 한국에서 PC방 관리 솔루션을 공급하는 N미디어플랫폼과 협력해 한국과 일본의 약 7000여개 PC방에 VR 콘텐츠 플랫폼을 제공할 계획이다.
일본의 게임 개발사 그리, 반다이남코 등은 VR 게임을 출시하거나 스타트업 펀드를 조성하는 등 VR시장 선점에 나섰다. 반면 국내 게임회사들은 이제 VR 관련 인력을 모집하는 단계에 그치고 있다.
정부도 이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최근 VR 콘텐츠 육성을 위한 정책들을 발표했다. 모바일게임에만 적용된 게임물자체등급분류제를 VR 등 타 게임영역으로 확대하고, VR개발자대회 개최(10월 예정), 중소 VR업체 지원을 위한 성장지원센터 설립 등을 내걸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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