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OCI는 3일 3조4000억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제조 설비 투자를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OCI는 “태양광 산업의 급격한 시황 변동 등 악화된 사업환경과 투자효율성을 고려할 때 당장의 투자 재개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투자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OCI는 2010년 12월과 2011년 4월 각각 1조6000억원과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전북 군산에 폴리실리콘 증설을 위한 4공장과 5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지만 2012년 이후 투자가 지연돼 왔다.
4공장은 연간 2만톤, 5공장은 연간 2만4000톤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였다.
이에 앞서 LG화학도 올해 초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을 위해 계획했던 연산 5000톤 규모의 생산공장 건설 계획을 철회했다.
국내 화학 회사들이 잇달아 폴리실리콘 투자를 철회하는 이유는 공급 과잉으로 시장 상황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태양광사업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은 중국 업체들의 공급 과잉 등의 여파로 kg당 평균가격이 올해 초 12.93 달러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지난달 하순 16달러 선까지 회복했다. 현재 OCI의 폴리실리콘 제조원가와 비교하면 팔아도 많은 이익을 기대하기 힘든 수준이다.
OCI가 폴리실리콘 공장 증설 계획을 세울 때만 해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유될 정도로 시장 상황이 좋았다. 2008년 폴리실리콘 가격은 kg당 400달러까지 올랐다.
폴리실리콘이 없어서 못 팔던 당시에는 폴리실리콘 공장을 증설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수직 상승하기도 했다.
이 소식을 먼저 알고 투자에 나서 재미를 본 사회 지도층 인사가 적지 않았고 그 중 일부는 사법당국의 형사처벌을 받기도 했다.
이우영 OCI 회장의 장남인 이우현 사장(당시 부사장)은 폴리실리콘 공장을 증설한다는 정보가 외부에 공개되기 전에 다른 사람 이름으로 OCI 주식을 샀다가 되팔아서 10억원의 시세 차익을 올렸다가 발각돼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이 대거 태양광 산업에 진출하면서 폴리실리콘은 공급 부족에서 공급 과잉으로 변했고 가격도 급락했다.
OCI는 주력인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으로 2014년 3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6분기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2월부터 소폭 반등하면서 OCI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738억원으로 7분기 만에 적자의 터널을 벗어났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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