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삼성전자가 세계적인 미술관과 함께 색다른 이벤트를 실시한다. 삼성전자의 '세리프(Serif) TV'를 뉴욕현대미술관((MoMA·모마) 에서 판매하는 것이다.
지난 1945년 세워진 뉴욕현대미술관은 미국의 3대 미술관 중 하나로 꼽힌다. 2345점 이상의 초현실주의, 미니멀리즘 등 현대 미술을 망라하고 있다. 연간 방문객은 623만명에 이른다.
뉴욕현대미술관 옆에는 부대 시설인 모마 디자인스토어가 있다. 뉴욕현대미술관의 전문 큐레이터들이 선정한 제품들을 판매하는 곳이다. 온라인 스토어까지 갖추고 있어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그동안 오디오, 빔 프로젝터, 스피커 등이 판매된 적은 있지만 TV가 전시·판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세리프 TV를 해외, 그것도 유럽 지역에서만 판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디자인 업계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뉴욕현대미술관측에서 먼저 요청해왔다. 계획에 없던 미국 판매의 길이 자연스럽게 열린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명품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유럽에서만 판매하려고 했지만 미술관측에서 수차례 판매 요청을 해와 성사가 됐다"며 "구체적인 판매 일정 등은 아직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 셰리프 TV는 프랑스 듀오 디자이너인 로낭 & 에르완 부홀렉형제가 디자인했다. 문자의 끝을 약간 튀어나오게 한 '세리프' 글꼴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아름다운 가구를 보는 듯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리프 TV를 가전제품으로는 이례적으로 밀라노 가구 전시회에 전시했다. 국내 판매 통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세리프TV는 지난해 9월 유럽시장에 처음 출시된 후 일부 명품 가구 매장, 공식 홈페이지(www.seriftv.com) 등을 통해서만 판매해왔다. 하이마트 등 유통매장은 물론 삼성디지털플라자에서도 판매하지 않았다.
하지만 입소문이 이어지자 국내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는 이미 세리프 TV 판매를 시작했으며 이달 중 무역센터점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다. 주요 백화점에서도 조만간 판매가 이뤄진다. 연간 판매 목표대수는 3만대다.
김현석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사장은 "예전에는 디자인, 기능을 중시했다면 최근에는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세리프 TV는 외형적인 디자인 뿐 아니라 UI(사용자환경)도 고심해 디자인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