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수원 삼성 공격수 김건희가 올시즌 처음으로 한 경기 두 골을 넣었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발전한 그는 이날 자신의 골잡이 본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수원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G조 최종 6차전 홈경기에서 상하이를 3-0으로 이겼다. 수원은 2승 3무 1패 승점 9를 기록했지만 같은 시간에 열린 다른 경기에서 멜버른 빅토리가 감바 오사카를 이기면서 승자승-원정다득점 우선원칙에 따라 3위로 탈락했다.
수원의 최전방 포지션은 올 시즌 가장 큰 고민이었다. 자원이 부족했다. 팀에게는 위기였지만 김건희에게 한편으로 기회였다. 선수가 많지 않고 조동건이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는 등 여러 상황이 맞물리면서 서정원 감독은 김건희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모험이었다. 김건희는 좋은 재능을 가졌지만 올 시즌 처음 성인 무대에 데뷔한 신예 공격수. 검증도 안 됐고 자칫 성장 과정에 어려움을 줄 수도 있었다. 스스로 이겨내야 했다. 수원도 김건희가 잘해주기만을 바랐다.
김건희는 경기를 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원톱 공격수로서 성장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대부분의 경기를 뛰었고 정규리그에서는 네 경기를 나왔다. FC서울과의 슈퍼매치에도 뛰었다. 크고 작은 경기들을 뛰면서 차츰 나아졌다.
이번 상하이와의 경기에서는 그동안 그를 믿고 중용한 팀의 기대에 보답했다. 두 골을 넣었다. 김건희는 나이와 패기 있는 플레이를 무기로 상하이 수비진을 가장 앞에서 흔들었다.
전반 6분에 과감한 드리블이 페널티킥을 만들어냈다. 김건희는 2선에서 연결해준 침투패스를 받아서 상대 페널티박스 안으로 치고 들어가다가 수비수 발에 걸려 넘어졌다.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직접 키커로 나와 골문 오른쪽으로 정확히 꽂아 넣었다.
후반 10분에는 추가골을 넣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백지훈이 일차 슈팅한 공이 방향이 잘못돼 굴러 온 것을 흘려 보내지 않고 감각적으로 방향만 살짝 바꿔서 골문 안으로 집어 넣었다. 순간 재치가 돋보였다.
김건희는 후반 26분에 조원희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나왔다. 71분을 뛰었다. 김건희는 이번 경기에서 맹활약하면서 공격 쪽에 염기훈, 권창훈, 산토스 등이 빠진 공백을 잘 메웠다.
수원은 아쉽게 이기고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김건희의 활약은 희소식이 됐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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