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 가구 이상 재건축 단지에 5층 규모, 최대 300명 정원 학교형 어린이집 건립...0~5세 대상 6단계 학급 편성, 보육?교육 등 전인교육 커리큘럼 운영... 키즈 특화,체험학습 에코파크,잉글리쉬 카페,창의놀이터 등 테마형 시설 가이드라인 마련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국공립 어린이집 입소 경쟁률 평균 80대1. 지난해 6월 말 기준 전국 국공립 어린이집이 2500여개임을 감안한 수치다. 그야말로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국공립 어린이집에 보내기란 하늘의 별따기인 셈이다.
이런 심각한 보육난 해소와 양질의 보육 서비스 제공을 위해 서초구(구청장 조은희·사진)가 전국 최초로 300명 규모의 ‘아이 좋은 학교형 어린이집’을 건립, 추진한다.
현재 서초구 내에는 59개의 재건축 단지가 있으며 이 가운데 2500 가구 이상의 대규모 신규 어린이집을 국공립어린이집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20년간 무상임대 방식으로 운영, 구 예산을 들이지 않고 국공립어린이집을 확충한다.
우선 반포 1·2·4주구(5875가구)는 영유아 약 600명, 한신4지구(3314가구)는 영유아 약 500명, 신반포3차(2996가구)는 영유아 약 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이 좋은 학교형 어린이집’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구의 ‘아이 좋은 학교형 어린이집’이란 ▲2500 가구 이상 재건축 단지를 대상으로 영유아 300명 규모 ▲0~5세 대상 6단계 학급편성 전인교육의커리큘럼 운영 ▲키즈특화 시설, 체험학습 에코파크, 잉글리쉬카페, 창의놀이터 등 테마형 시설 가이드라인 마련 ▲원장, 총무 · 회계 · 영아 · 유아의 행정과 학습 전담 팀제 운영 시스템 도입 등이 핵심 내용이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존에는 단지 내 어린이집은 주로 100명 내외 소수인원만이 입소할 수 있어 한 아파트에 거주하면서도 입소하지 못해 멀리 가야하는 어려움이 있었으나 앞으로 서초구 내 2500가구 이상 재건축 단지는 추진 단계에서부터 5층 단독형 건물에 300명 규모의 어린이집을 설계에 넣어 건축심의 신청을 하도록 유도 한다는 것.
이렇게 되면 100명 정원의 어린이집과 비교했을 때 한 번에 3개의 어린이집을 확충할 수 있다.
이는 현행 정부의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른 서울시 주택조례의 어린이집 설치 정원 기준보다 70% 이상 높게 적용했다. 즉 시 조례는 250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의 경우 어린이집 정원이 169명 이상이지만 서초구는 300명 정원을 권장하고 있다.
사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늘어난 어린이집 면적만큼 용적률을 완화해 적용하는 인센티브도 주고 있다.
구는 이런 어린이집의 규모 확장을 통한 보육 수급률을 높여 나가는 것 과 병행해 어린이집 운영의 질적 수준을 한층 업그레이드 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우선 일반 학교처럼 다양하게 학년과 반을 편성해 0세에서 5세까지 6단계로 구분, 연령별 3~18개 반까지 학급 형태로 운영토록 할 계획이다. 커리큘럼 및 키즈형 테마 시설 배치기준도 마련한다. 이를 테면 전통 문화 및 교통 안전체험, 예절 및 바둑교실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은 물론 키즈형 테마 공간 배치 기준을 제시한다. 상상력 자극의 창의 및 아쿠아 놀이터, 수생식물 관찰 어린이 공원, 체험학습 에코파크 등 영유아의 전인적 발달을 도모한다.
또 어린이집 운영 체계도 규모에 맞게 전문화 한다. 기존의 원장 중심 단독 경영체계에서 총무, 회계, 영아, 유아팀으로 조직을 세분화해 보육 서비스의 공공성, 투명성, 신뢰성, 효율성 등을 높인다. 특히 시설물도 기존의 어린이집과 차별화한다.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 뿐 아니라 창의성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두고 건축전문가들 의견을 반영해 친환경적이며 에너지절약형 건축 설비와 하늘을 바라보며 푸른 꿈을 키울 수 있는 돔 형식의 천장 개폐형 디자인 등을 도입한다.
구가 이같이 대규모 학교형 어린이집을 추진키로 한데는 올 해 초 열린 지역 주민과의 ‘소통의장’에서 반포동의 어느 학부형으로부터 단지 내 어린이집을 두고 멀리 아이를 보내야 하는 하소연에서 비롯됐다. 기존의 구청 주도의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방식으로는 부족한 어린이집을 해결할 수 없었고 판단한 조은희 구청장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대규모 재건축 단지 내 어린이집에서 해결책을 찾은 것이다.
현재 서초구의 보육 수요는 1만5483명인데 반해 정원은 9723명으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최하위인 62.8%(2016.3월말)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서초구의 보육수급율이 낮은 이유는 비싼 임대료로 인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는 2018년까지 국공립 어린이집을 현재보다 두 배인 72개소로 확충, 보육 수급률을 75%로 끌어올리는 한편 지역 내 어린이집 3개중 2개를 국공립화할 계획으로 있다.
특히 올해 구는 방배본동 등 국공립어린이집 13곳을 추가로 개원해 53곳으로 늘리고, 국·공립 어린이집이 없는 서초4동과 반포본동에 우선 설치하여 국공립어린이집 미설치 동(洞)을 제로화 할 방침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아이 좋은 학교형 어린이집’은 단지 내 아동 뿐 아니라 인근지역 아이들도 입소할 수 있어 그동안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집을 두고도 입소하지 못했던 부모들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구 예산을 들이지 않고 국공립어린이집을 확충할 수 있어 심각한 보육난 해소와 양질의 보육시설을 건립하는 보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며 “앞으로 맘 놓고 엄마 품에서처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좋은 보육환경 개선은 물론 아이들 교육하기 좋은 1등 서초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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