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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재 칼럼]1.5당체제 vs 2당체제 vs 3당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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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재 칼럼]1.5당체제 vs 2당체제 vs 3당체제 이명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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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숫자 '3'은 완벽에 가까운 수, '황금수'로 통해 왔다. 종교와 철학의 원리를 제시할 때도, 또 사물과 현상의 본질을 설명할 때도 숫자 3이 쓰였다. 천지인(天地人)이 그렇고, 기독교의 3위 일체가 그러하며, 빛과 색의 3요소 따위가 또 그렇다. 피타고라스 학파에서도 3은 '최초의 수', '성스러운 수'였으며 도형 중에서 가장 안정된 구조를 3각형으로 꼽았다.


이번 4ㆍ13총선 결과는 선거결과를 받아들 때 흔히 말하는 "민심은 현명했다"를 넘어선 것이었다. 현명했다기보다는 '오묘했다'라고 해야 맞을 듯하다. 그 오묘함은 두 거대 정당과 함께 제3당을 당당히 정치권의 한 축으로 나란히 하게 해 줌으로써 (실질적인 의미에서) 거의 유례없는 '3분 구도'로 만들어준 것에서도 비롯된다. 즉 우리 정치판에서도 가장 이상적인 숫자 3이 이제야 구현된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마치 대다수의 국민들이 오래 전부터 희구해왔으나 너무도 뒤늦게 실현되기라도 한 듯한 열광의 분위기까지 느껴진다.

3당체제의 출현은 분명 우리의 정치적 사회적 지형의 요청에 따른 것이겠지만 이런 점들이 3당 구도에 대해 뭔가 설명하기 어려운 일종의 '후광 효과'까지 드리워주고 있는 듯하다. 그 같은 후광이 이번에 일약 '정치적 선지자'의 반열에 오른 듯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얼굴 뒤에서 유난히 눈부시게 빛나게 있는 건 물론이다. 그건 38석의 의석수와 함께 대부분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3당 구도라는 황금분할 구도를 만들어내고야 만 불굴의 의지와 혜안이 불러일으키는 경외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번 묻고 싶어진다. 3당체제는 과연 양당체제의 극복인가. 3당체제가 기존의 정치권에 대한 실망과 불신이라는 것, 그에 대한 반발로서의 결과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과연 우리 정치사에서 진정한 양당제가 제대로 있기는 했었던가, 라는 의문이다.

일부 시기를 제외하고 우리 역사에서 양당제는- 역시 실질적인 의미에서- 거의 제대로 존재하지 못했다. 양당제라기보다는 일본 자민당체제와 같은 1.5당제에 가까웠다. 거대 여당에, 그와 대등한 파트너가 되지 못하는 야당(혹은 야당들)이 있었을 뿐이다.


이번 총선에 박근혜 정권에 대한 평가를 넘어 지난 8년간의 보수 정권에 대한 심판의 성격도 있다고 한다면 그 심판은 거대 일당 우위 체제에 대한 심판이기도 하다. 제2당과 의석수에서부터 상당한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1당의 우위체제는 단지 의석수 차이를 넘어선 것이었다. 마치 다수결을 민주주의의 제1의 원리로 아는 듯한 인식이 이 거대 일당의 독주를 낳았다. 그 독주에선 왜 민주제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공화(共和)'로써 다수결의 수적 우위 체제를 견제하려고 했는지에 대한 이해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는 비단 의회를 넘어서서 사회적 자원과 권력에 대한 독과점 체제를 보인 것에서도 드러난다. 가령 이번에 드러난 어버이연합의 관제시위 관여 의혹은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시민 결사체마저 동원하려 했던 것의 일단이다.


3당체제 출현은 3당을 요청한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균형의 복원이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봤듯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팽창은 반드시 반작용을 부른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번 선거는 여당에 대한 징벌이면서 부수적으로 사실상 지역의 여당이었던 다수 야당에 대한 징벌이었다. 그 결과 한편으로는 전국적으로 양당체제, 특정 지역들에서의 양당 체제가 구현된 것이다.


다시 숫자 '3'으로 돌아가 보자. 변증법에서는 논리적 발전 과정을 정반합(正反合)으로 설명한다. 하나의 주장(正)에 대해 반대 주장(反)이 나오고, 그 정과 반이 한 차원 높은 데서 종합(合)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뭔가에 대해 반하는 것이 있어야 하는 것이며, 종합은 단지 평균이나 절충이 아니라 한 차원 높은 데서 이뤄지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를 3당체제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3당체제는 양당체제의 극복인 듯하지만 그 기반은 양당체제에 있다. 3당이 내놓을 해답도 단지 중간이나 절충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인식과 실력이 있는지가 3당의 성공의 한 관건일 듯하다.






이명재 논설위원 prome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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