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인터내셔널 4라운드 잔여 경기 5개 홀서 2언더파 '2타 차 우승'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이수민(23ㆍCJ오쇼핑ㆍ사진)이 중국원정길에서 유러피언(EPGA)투어 우승이라는 '잭팟'을 터뜨렸다.
25일 중국 선전 젠존골프장(파72ㆍ7145야드)에서 속개된 선전인터내셔널(총상금 280만 달러) 최종 4라운드 잔여 경기 5개 홀에서 2타를 줄이는 뒷심으로 기어코 2타 차 우승(16언더파 272타)을 일궈냈다. 유럽 진출을 위해 수없이 도전장을 던졌던 이수민에게는 당연히 2년짜리 투어 카드가 가장 의미있는 전리품이 됐다. 우승상금이 46만3000달러(5억3000만원)다.
첫날 6언더파, 둘째날 7언더파를 몰아치는 등 결과적으로 초반 스퍼트가 우승의 동력이 됐다. 셋째날은 2언더파에 그쳤지만 3타 차 선두에 나서 든든한 베이스캠프를 마련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전날 4라운드 13개 홀에서 제동이 걸렸다. 1번홀(파4) 보기와 7번홀(파4) 더블보기로 순식간에 벌어놓은 스코어를 모두 까먹었고, 오히려 2타 차 3위로 밀렸다.
후반 10, 13번홀 버디로 다행히 가까스로 리더보드 상단에 복귀했다. 그 사이 알렉산더 레비(프랑스)와 리 슬래터리(잉글랜드)가 공동선두에 합류한 가운데 일몰로 경기가 중단됐다. 이날은 14, 15번홀을 차분하게 파로 막은 뒤 16번홀(파3) 버디로 1타 차 선두로 올라섰고, 17번홀(파5) 이글로 결정타를 날렸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우승과는 상관없는 스코어가 됐다.
국가대표 출신의 이수민이 바로 2013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군산CC오픈을 제패해 '프로 킬러'의 명성을 날린 한국의 차세대 기대주다. 프로로 전향한 지난해 6월 군산CC오픈에서 두번째 우승을 보태 '아마추어와 프로 동시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에 앞서 5월에는 EPGA투어 UBS홍콩오픈에서 공동 3위에 오르는 등 세계무대에서의 가능성까지 과시했다.
지난 2월 메이뱅크챔피언십 말레이시아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한 발 더 EPGA투어 우승에 근접한 시점이다. 3타 차 선두로 출발한 최종일, 그것도 마지막 3개 홀에서 더블보기라는 치명타를 2개나 얻어맞아 아쉬움이 컸던 무대다. 2개월 만에 설욕전을 완성한 셈이다. 이수민에게는 그 때와 똑같이 3타 차 선두로 출발한 상황에서 가시밭길을 걷다가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는 점이 더욱 짜릿했다.
한국 선수로는 지난해 5월 안병훈(25ㆍCJ)이 BMW PGA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이후 11개월 만의 EPGA투어 우승이다. 주스트 루이텐(네덜란드)과 브랜든 스톤(남아공)이 공동 2위(14언더파 274타)를 차지했고, 이수민과 함께 공동선두에서 잔여 경기에 나선 레비와 슬래터리는 나란히 1오버파를 쳐 공동 4위(13언더파 275타)로 밀렸다. 세계랭킹 4위 버바 왓슨(미국)은 공동 8위(10언더파 278타)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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