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내년 4월 소비세율을 8%에서 10%로 올리려던 일본 정부 내에서 '일단 1%만 올리자'는 대안이 급부상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자민당 정책조정회장(우리나라의 당 정책위의장에 해당)은 이날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4년 4월 소비세율을 갑자기 5%에서 8%로 올린 것은 문제였다는 목소리가 많다"며 "1%를 우선 올릴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엔고로 아베노믹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데다 구마모토 지진까지 겹치면서 예정대로 소비세율을 올리기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0년까지 기초재정수지를 흑자로 돌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소비세율 인상 시기를 연기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이에 1%를 일단 올리자는 대안이 부상한 것으로 보인다. 1%를 우선 인상하자는 대안은 2014년 소비세율을 8%로 올릴 당시 혼다 에쓰로(本田?朗)·하마다 고이치(浜田宏一) 등 내각관방참여 두 사람이 제시한 것이다.
이나다 회장은 "우선 지진 피해 대응에 최선을 다하되, 대응이 일단락되면 (소비세율 인상 여부를) 검토하고 결론을 지어야 한다"며 "일본 경제가 무너지면서까지 소비세율 인상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1% 인상안이 정해진 것은 아니라며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 대안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안의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마가이 미쓰마루(熊谷亮丸) 다이와종합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씩 인상하는 것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기업의 업무 부담을 생각하면 현실적이지 않다"며 "현 경제 상황이 리먼 사태 수준으로 나쁘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소비세율 인상을 그대로 실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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