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윤 인턴기자] 9년 동안 친딸 A씨(20)를 성추행한 친아버지 김모씨(50)가 경찰에 구속됐다.
김 씨는 당시 중학교 1학년이던 딸 A씨에게 유방암 검사를 한다는 이유로 가슴을 만진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2월까지 성추행을 일삼았다.
A씨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성추행을 일삼는 아버지를 신고할 경우 '가정이 파탄나 동생들의 학비를 댈 수 없다'는 생각에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지도 못했다. 깊은 정신적 충격을 받아 불면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에 시달리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김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120시간 이수를 명했다. 하지만 김 씨는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검찰은 '형이 오히려 너무 가볍다'며 맞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윤승은 부장판사)는 12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 관계에 의한 강제 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김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는 80시간으로 줄여줬다.
재판부는 "친아버지로서 누구보다 피해자가 건전한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을 형성하고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보호할 책임이 있다"며 "보호자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가 성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할 수 없고 감수성이 예민한 중학생 시절부터 장기간 추행한, 죄질이 극히 불량한 반인륜적 범행"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를 부양해왔다거나 뚜렷한 처벌전력이 없다는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 요소로 참작할 수 있다 해도 친딸에 대한 친부의 추행 범행이라는 이 사건 범행의 특성상 이를 상당히 제한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종윤 인턴기자 yaguba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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