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광주 이적후 첫 맞대결, 4경기 4골 공격력 회복…최용수 감독 "가장 위협적"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프로축구 광주FC의 공격수 정조국(32)이 전 소속팀 FC서울을 향해 창을 겨눈다.
정조국은 13일 광주 홈경기에서 프로축구 선수가 된 뒤 처음으로 서울을 상대로 경기한다. 2003년 서울의 전신인 안양LG 선수가 된 정조국은 2011~2012년 프랑스(AJ옥세르, AS낭시)에서 뛰었고, 2013~2014년 2부리그 소속인 안산 경찰청 팀에서 병역을 수행했다.
서울에서는 불편한 마음으로 나왔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급기야 1월 11일 광주로 이적했다. 그러나 정조국은 감정을 접었다. 그는 "서울과의 옛일들은 내 개인의 문제다. 우리 팀이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지 동료들과 대화하겠다"고 했다.
서울 최용수 감독(43)은 정조국을 경계한다. 그는 "정조국이 한 골 넣고 서울이 두 골 넣어 이기면 가장 좋다"면서 "정조국이 광주에 가서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은 것 같다. 우리에게는 위협적인 존재"라고 했다.
정조국은 광주로 이적한 뒤 달라졌다. 올 시즌 정규리그 네 경기에서 네 골을 넣어 골 결정력을 회복했다. 지난 3월 7일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스무 골을 넣어 득점왕이 되겠다"고 한 출사표는 빈말이 아니었다.
남기일 감독(42)의 도움도 컸다. 남 감독은 정조국의 감각이 여전히 살아 있다고 보고 동계훈련 기간에 체력 훈련과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시켰다. 이 훈련은 정조국이 최전방에서 수비수들과 몸싸움을 이겨 골을 넣는 데 원동력이 됐다. 남 감독은 "정조국이 앞에서 팀의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기회만 오면 해결해 줄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했다.
역설적으로 광주는 서울과의 경기에서 정조국에 대한 의존을 줄일 필요가 있다. 정조국 외에 골 넣을 공격수가 마땅치 않다. 광주는 9일 울산 현대와의 홈경기에서 정조국이 침묵하자 0-2로 졌다. 정조국은 점점 심해지는 상대 팀 수비의 견제를 이겨내야 한다.
정조국은 "지금은 매 경기 내게 기회가 집중되지만 앞으로 후배들이 잘해주면 의존이 해소될 것"이라면서 "서울의 수비를 이겨내는 일은 내 몫이다. 동료를 믿고 경기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조국은 2년 만에 등번호 9번을 다시 달았다. 그는 2014년 10월 6일 경찰청에서 제대해 서울로 복귀했을 때 36번을 받았다. '3+6=9'라는 뜻이었다. 정조국은 서울에서 9번을 되찾지 못했다. 정조국은 "9번은 내 행운의 숫자, 가장 좋아하는 숫자다. 은퇴하는 날까지 달겠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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