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여론조사 공표·보도 금지…야권단일화·막말 등 주의보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7일부터 여론조사 공표 및 보도가 금지됨에 따라 여야 모두 '깜깜이' 선거 기간을 맞이했다. 민심의 흐름을 읽을 수 없는 '블랙아웃' 상태가 계속되면서 여야는 막판에 선거 판세를 뒤흔들 소위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다는 의미) 변수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20대 총선이 유례없는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 막판 변수에 따라 여야의 희비가 크게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 핵안보정상회의 참석과 멕시코 방문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총선 일주일을 앞두고 귀국했다. 대체로 순방 이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했음을 감안할 때 여권이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당분간 외부 활동을 자제할 전망이다. 총선이 코앞인 상황에서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행사에 참석할 경우 자칫 정치적 오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정치권의 관심은 오는 11일 예정된 국무회의에 모아지고 있다. 발언의 수위가 높다면 '국회 심판론'으로 해석돼 직간접적으로 보수층의 결집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야권의 단일화 협상은 투표 직전까지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에서 야권 지지표 분산은 선거필패로 이어진다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6일 단일화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대전 동구와 서울 은평을, 동작을의 야권 후보들은 단일화에 합의했다. 하지만 은평을과 동작을의 경우 국민의당 후보들이 단일화에서 빠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 연수을에서는 윤종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 후보로 결정됐다.
야권 후보들의 단일화가 큰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미 투표용지 인쇄가 종료돼 단일화 효과는 크게 줄었다. 사퇴 후보는 투표소에서만 안내가 돼 일부 유권자의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야는 선거를 앞두고 '입단속'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타운ㆍ무상급식 등 대형 이슈가 실종된 상황이라 막말 한 마디에 막판 선거 판세가 요동을 칠 수 있다. 지난 17대에는 '노인폄하' 발언이, 19대에는 김용민 후보의 막말 논란이 거대한 악재로 작용했던 만큼 각 당에서는 비상령이 내려진 상황이다.
특히 '인재 영입'으로 출마한 정치 신인들은 상대 당의 표적이 되고 있다. 기성 정치인들은 주요 발언이 이미 대부분 공개됐지만 정치 신인들에 대한 검증은 아직 진행 중이다. 새누리당은 경기 용인병의 표창원 더민주 후보에 대해 "과거 동성애를 옹호하는 가수의 공연에 반대한 기독교인을 비판하고 '포르노 합법화에 찬성한다'고 발언했다"며 문제로 삼고 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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