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1분이 좀 안 됐을까. 권창훈(22·수원)이 살린 불씨와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실수였다.
수원 삼성은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4차전 홈경기에서 멜버른 빅토리(호주)와 1-1로 비겼다. 승점 1을 추가하면서 16강 진출에 대한 희망은 계속됐지만 승점 3을 놓쳐 아쉬운 한판이었다.
수원은 4월초부터 살아난 경기력을 이번 멜버른전에도 발휘했다. 지난 2일 상주 상무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두면서 얻은 자신감과 공격에 대한 감이 살아 있었다.
전반 15분을 넘기면서 수원의 공격이 거셌는데 절반 이상은 권창훈의 발 끝에서 시작됐다. 권창훈이 만들고 직접 골문을 노렸다.
전반 19분에 상대 수비가 잘못 걷어낸 공을 잡은 권창훈은 골키퍼가 나와 비어 있는 골문으로 슈팅했지만 수비에 막혔고 재차 연결한 슈팅도 골키퍼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28분에는 권창훈이 절묘한 오버헤드킥을 시도했지만 크로스바를 넘겼다.
후반 14분에 권창훈은 수원이 기다리던 선제골을 터트렸다. 염기훈이 밀어준 침투패스를 따라 수비라인을 깨는 움직임으로 공간을 만들고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수원이 16강으로 가려는데 중요한 골이 될 것 같았다. 이날 거의 혼자서 맹활약한 권창훈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도 보였다. 리드를 이어가면서 기세를 살려야 할 시기 수원은 일격을 맞았다.
멜버른이 중앙선에서 다시 킥오프해서 오른쪽으로 공격을 전개, 코스타 바바로스가 슈팅해 1-1 동점을 만드는 데 1분도 지나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상대 공격수를 편하게 놔뒀던 수비의 실책이었다.
수원은 이후 만회하기 위해 공격하고 또 공격했지만 원하던 결승골은 터지지 않았다. 경기는 1-1 무승부였다. 잠깐의 방심으로 권창훈이 만든 불씨를 꺼뜨려 아쉬웠던 수원의 90분이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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