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공동취재단·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6일 "북한의 핵이 다른 나라가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정확히 인식하고 그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단 공동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히고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핵탄두 폭발시험' 지시에 따라 언제든지 5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도발에 나설 경우 '파멸'을 맞이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다음은 한 장관의 인터뷰 발언을 주제별로 정리한 것이다.
-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은?
▲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북한의 핵실험 갱도와 주변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는데 이를 보면 북한은 지도부의 결심만 나면 (5차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지난달 15일 김정은은 '핵탄두 폭발실험'을 단행할 것을 지시했다.
북한의 핵탄두 폭발시험으로 예상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지하 핵실험 시설에서 미사일에 탑재하는 핵탄두를 폭파시키는 것으로, (기존) 핵실험과 같다. 그 다음에는 탄두에서 핵물질만 제외하고 기폭만 해보는 실험이다. 북한은 이 두 가지 가운데 어떤 것도 다 시도할 수 있다. 더이상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행위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만약 북한이 국제사회의 요구를 저버리고 또다시 도발하면 우리와국제사회에 더욱 강력한 제재와 고립에 직면해 결국 파멸에 이르는 길을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의 핵은 다른 나라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정확히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군은 가용수단과 역량을 총동원해 북한의 핵위협을 억제하고 유사시 응징할 수 있는 대응태세 확립에 전력을 다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지금 당면한 안보 상황의 엄중성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깊게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300㎜ 신형 방사포 위협 수준과 우리 군의 대책은?
▲ 300mm 방사포의 경우 (한미 군 당국은) 3년 전부터 개발 과정을 죽 감시해왔다. 최근 수차례 시험 평가했는데 이를 통해 거의 개발이 완료된 것이 아닌가 평가하고 있다. 그래서 300mm 방사포가 이르면 올해 말부터 전력화될 수 있겠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300mm 방사포를 개발한 것은 탄도미사일에 비해 생산 비용이 저렴하고 대량 사격이 가능하며 기존 스커드 계열 미사일을 대체할 수 있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300㎜ 방사포의 사거리는 최대 200㎞ 정도로 본다. 300㎜ 방사포는 사거리가 늘어났고 유도장치가 가미됐다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 군은 북한이 300여 문의 장사정포 화력을 수도권에 집중할 수 있다고 보고 유사시 이를 조기에 무력화하는 것을 목표로 대화력전 개념과 체계를 발전시켜왔기 때문에 300㎜ 방사포도 그런 차원에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무인항공기(UAV), 대포병 탐지레이더등으로 실시간 감시 및 탐지하고 공군 전력, 지대지미사일, 지상화력 등으로 파괴ㆍ무력화하는 개념이다. 여기에 (2017∼2021) 국방중기계획에서 발표한 전술지대지미사일도 전력화될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북한이 공개한 고체연료 실험과 탄도미사일 대기권 재진입체 실험에 관한 평가는?
▲ 고체연료가 군사작전에는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이 초기 스커드 미사일을 만들 때부터 액체연료를 썼는데 지금은 상당한 시간이 지났으니 고체연료를 쓰는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고체연료추진기관 개발은 미사일 설계, 추진체 개발ㆍ제작, 연소시험, 체계 결합, 비행시험의 5단계를 거치는데 북한은 현재 연소시험 단계인 것으로 평가한다. 북한의 고체연료 개발이 우리의 킬체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의문이 제기되는데 액체연료도 주입은 갱도 진지에서 하기 때문에 액체연료 미사일이 고체연료 미사일로 바뀌어도 킬체인에 실질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적다.
시동연료를 주입하는 4분 정도만 줄어든다고 본다. 북한 미사일은 종류마다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한미 군 당국에) 노출되는 시간이 1시간 정도 된다. 북한의 '탄두 대기권 재돌입 환경모의시험'은 노동미사일을 이용해 탄두가 얼마나 고열에 견딜 수 있는지를보여주는 것으로, 대기권 재진입에 꼭 갖춰야 할 수준에는 못 미치는 기본적이고 초보적인 수준의 실험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서는 대기권 재진입 능력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북한이 공개한 실험의 온도는) 섭씨 1500∼1600도 정도로, 탄두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열, 진동, 압력과는 비교가안되는 수준이다. 북한은 스커드, 노동미사일의 초보적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갖고 있지만 이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보다 재진입) 속도가 느리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경우 북한은 작년 말 사출시험에 성공했다고 선전했는데 이후에도 (발사) 성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러 시도들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논의 현황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 전망은?
▲ 사드 배치 논의는 한미 공동실무단 발족 이후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작전기지가 어디냐는 조건을 발전시키고 평가하는 상황이다. 지금 진행 중인 일에 관해 공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앞으로 공동실무단이 계획대로 절차를 밟아 할 것이다. 언제까지 결론을 내겠다는 식으로 기한을 정해놓고 (논의를) 하는 것은 아니다. 국제정치적인 문제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몰라도, 군사적인 측면에서 보면 사드 배치는 특별히 그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있다.
중국이 군사기술적 차원을 넘어 (사드를 정치적 관점에서) 본다면, '사드 배치는 우리나라의 주권적이고 기본적인 권리에 대한 문제'라고 말할 수 있다. 한일 GSOMIA는 한미일 3국간 안보협력이 우리가 당면한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ㆍ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군사적으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국내 상황, 한일간 여러 현안 등과 관련해 여건과 환경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다. 북한 위협에 대해서는 현 체제 안에서 한미일 3자 안보토의(DTT), 미국을 매개로 한 정보공유 약정 등 기존 메커니즘을 활용해 협력할 수 있다.
-'창조국방' 정책의 성과와 방위사업 비리에 대한 입장은?
▲ 창조국방은 기술과 창의성을 융합해 혁신적인 국방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국방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작년이 원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주로 기반 조성에 주력했다.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창조국방을 적용할 분야를 개념, 군사력 건설, 군사력 운용, 부대관리 등 4가지로 잡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공개한 '체공형 스텔스 무인타격체계'도 창조국방 과제에 해당한다. 북한이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발상을 전환해 몇 가지 분야에서 도약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북한에 대한 '역비대칭'을 달성한다는 것이 창조국방 군사력 분야의 기본 아이디어다. 부대관리 분야에서는 15개 과제를 진행 중인데 올해가 지나면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방위사업 비리에 관해서는 국가 방위라고 하는 소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국방 영역에서 이유야 어찌 됐든 국민께 우려와 심려를 끼친 일들이 발생한 데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전체 국방에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대다수 장병을 기준으로 보면 그것은 아주 소수에 의해 일어난 일이다. 방위사업 비리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처리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할 각오와 결의를 하고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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