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정치가 시킨다고 기업이 따라가나…5공식 발상"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광주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삼성 미래차 산업 광주 유치'를 중앙당 차원의 공약으로 승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삼성전자 측에서 곧바로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호남에서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밀리자 무리한 공약발표로 '촌극'을 빚은 셈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8시20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광주경제 살리기' 특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부 상무 출신의 양향자 후보도 함께였다.
김 대표는 "광주 경제에 큰 역할을 해 왔던 '삼성 백색가전'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해 광주 일자리에 큰 구멍이 생겼다"며 "실현 가능한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유치하는 것이 광주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주를 미래형 자동차 생산의 산실로 만들겠다"며 "삼성 전장산업 핵심 사업부를 광주에 유치하면 5년 간 2만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기자회견 직후 '삼성 측과 사전에 논의가 진행된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삼성 측과 양 후보가 약간의 협의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양 후보 혼자만의 힘으로는 실현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해 중앙당 차원에서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출신의 양 후보도 해당 공약에 대해 "내가 혼자 이야기하면 50% 믿음이 있지만, 제1야당이 이야기하면 안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삼성도 나빠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광주) 광산구에 가전 (생산)라인이 빠진 곳이 있어 그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부지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측에서는 공약이 발표된 직후 곧바로 "더민주의 '광주 산업유치 공약'과 관련한 삼성전자의 입장을 알린다"며 "각 정당의 공약사항에 대해 개별 기업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삼성전자 측은 "전장사업은 이제 사업성 여부를 모색하는 단계"라며 "구체적 추진방안과 투자계획은 아직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기업의 산업단지 조성은 많게는 수조원의 투자가 필요한 만큼 기업의 의사결정이 '선거용 공약'으로 활용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 셈이다.
이날 '정치개혁'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연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도 "정당이 선거를 앞두고 특정 기업의 이전이나 공장유치 같은 것들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정치가 시키면 기업이 무조건 따라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5공(5공화국)식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