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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은 사라지고 '폭력'으로 얼룩진 대학 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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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끊이지 않는 악습 … 의미는 없고 의식만 남아


'지성'은 사라지고 '폭력'으로 얼룩진 대학 캠퍼스 한 대학생 신입생 OT에서 벌러진 '막걸리 오물 세례' 사건 (사진: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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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은 사라지고 '폭력'으로 얼룩진 대학 캠퍼스 한 대학생 신입생 OT에서 벌러진 '막걸리 오물 세례' 사건 (사진: 페이스북 캡처)


[아시아경제 권재희 수습기자] 대학 신입생들을 위한 환영회와 각종 오리엔테이션 행사 등에서 비뚤어진 문화 때문에 음주나 폭행 등으로 인한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후배들에게 오물 막걸리를 후배에게 뿌리는 건 물론 관례라는 이유로 공공연하게 폭행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같은 배경에는 대학이 하나의 거대한 권력집단이 되면서 자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대학을 감시·견제 하는 역할을 해 왔던 학생회마저 오히려 대학에 동조하는 권력집단이 됐다는 지적이다.


최근 원광대학교와 동아대학교의 '오물 막걸리 세례'는 대학의 대표적인 악습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원광대의 경우 논란이 불거지자 '대학 내 전통'이라고 해명해 오히려 더 사태를 키웠다.


전남과학대학교의 경우 선배에게 폭언을 듣고 모욕감을 느꼈다고 주장한 신입생이 대학 도서관에서 투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학교 측은 진상조사에 나섰고 다행히 피해 학생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국대학교는 올 초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자 이후 학교 측은 교외에서 진행되는 합숙형태의 행사를 전면 금지했다. 하지만 건국대는 사후 조치가 부적절했다는 이유로 또 한번 입방아에 오르내려야 했다.


정희준 동아대학교 체육학과 교수는 "한국사회의 문제는 '폭력'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며 "대학 내 문제 역시 사회문제의 축소판"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사회가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군사정권까지 모두 폭력으로 얽혀있다는 설명이다. 학교 역시 마찬가지여서, 학생들은 가정과 학교에서 폭력을 경험했고, 이 때 주된 가해자는 학부모나 교사였다. 정 교수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이러한 존재(가해자)가 사라지면서 이른바 '권력의 진공상태'를 경험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학생회 등 대학 내 자치기구는 그 역할을 상실했다. 정 교수는 "과거 80년대의 경우 학생회가 대학의 감시견으로서 역할을 했는데 오늘날에는 대학이라는 권력집단에 동조하는 집단으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심리학자인 황상민 교수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이니시에이션 세레모니(initiation ceremony)'라고 진단했다. 이는 어떤 집단의 구성원이 될 때 고통스러운 통과의례를 거쳐야만 구성원간 유대감을 공고히 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행위다.


황 교수는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것에 대해 의미 부여가 필요한데, 지금 대학에는 막연히 통과의례가 있기는 하지만 의미는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학생들이 대학에 와서 학문적 경험은 없고 구태 행동만 배운다는 것은 악습에 대한 비판적 질문을 던질 수 없는 사람으로 키운다" 며 "이는 대학의 존재 이유가 사라졌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대학 내 폭력 행사를 막기 위해서는 외부기관이 적극 개입하고 사회적으로도 감시·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 교수는 "대부분의 대학가 악습은 사학비리와도 관련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교육부와 같은 외부 기관이 개입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황 교수 역시 "교육부와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이 문제 대학에 대해 사회적 불명예 낙인 찍는 수준의 패널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재희 수습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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