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현진 인턴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은 31일 현직 경찰 간부가 "이재명 성남시장을 처형시켜야 한다"는 게시글을 자신의 SNS에 공유한 것에 대해 해당 경찰관 문책과 경찰청장 공개 사과 등 엄중한 조치를 요구했다.
이 성남시장은 해당 경찰관 등 공유자와 최초 글 작성자는 물론 유포확산자 모두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도 했다.
서울 모 경찰서 A(경정)과장은 지난 29일 오후 '성남시장 이재명이를 즉각 체포해 처형시켜야 한다'는 문구와 이 시장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는 사진이 첨부된 B씨의 SNS 게시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공유한 게시글에는 '이자는 미국까지 가서 북조폭집단을 대변하고 한국정부를 비판했다. 북핵개발이 한국 정부 탓이란다. 역적놈이 한 지역 지자체 수장이란 게 기가 찬다. 김 노정권때도 북은 핵실험을 했다. 더구나 좌파정권한테 조공받고 핵 개발했다'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시장은 A과장이 공유한 게시글에서 언급된 '북조폭집단 대변' 등의 주장에 대해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맨스필드재단의 초청 간담회에서 한 발언을 심각하게 조작 왜곡한 것"이라며 "이 왜곡의 시초는 '북핵이 한국 탓이라는 이재명 시장'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모 언론의 왜곡날조 기사"라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발언의 핵심은 대화협상 중심의 민주정부 10년간 핵 문제는 소강상태로 거의 진척이 없었는데 이후 강경압박제재 정책에도 불구하고 핵과 미사일 문제가 악화했으니 이제 대화협상에 무게를 두고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일부 언론이 왜곡보도를 통해 '종북'으로 몰아가고 이를 근거로 한 사람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해 사회에서 매장하는 이런 악순환은 근절되어야 한다"며 "종북은 시대착오적인 병이지만 종북몰이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중범죄"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무엇보다 엄정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할 현직 경찰 간부가 종북몰이에 나선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사태라며 해당 경찰관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와 문책, 강신명 경찰청장의 공개사과, 엄중한 처벌을 거듭 촉구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30분 현재 문제의 게시글은 삭제돼 해당 경찰관과 최초 글 작성자의 SNS에서 검색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시장은 해당 글의 캡처본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상황이다.
손현진 인턴기자 free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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