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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법 보수우위 구도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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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비 강제 징수 소송에 4대 4 판결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1991년 이후 이어졌던 미국 연방대법원의 보수 우위 구도가 해체 수순에 들어갔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2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 비노조 교사 10명이 교원노조의 '노조비 강제 징수'에 반대해 제기한 소송에서 4대 4의 동수 판결을 내렸다.


미 연방대법원은 동수 판결 시 기존 판결을 인용하고 있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한 원고들은 패소하고 교원 노조는 승리를 거뒀다. 앞서 캘리포니아 제9항소법원은 교원노조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지난 1977년 대법원이 교원단체와 같은 공공노조가 비노조원에 대한 노조비 강조 징세 권한을 인정해준 판결도 그대로 유지됐다.

최근까지만 해도 이번 소송은 원고측 승리가 점쳐졌다. 당초 원고와 이들을 후원한 보수 단체들은 공공노조의 비노조원 강제 징수 권한을 박탈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대법원 판사 중 보수파 5명도 모두 이를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연방 대법원의 보수 목소리를 대변해온 앤터니 스캘리아 대법관이 지난 달 사망하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스캘리아 대법관 사망으로 연방 대법관의 수는 9명에서 8명으로 줄었고, 보수 대 진보 구성도 5대 4에서 4대4로 바뀌었다. 스캘리아 대법관이 건재했다면 이번 판결은 5대 4로 원고 승소 판결이 났을 사안이다. 미국 연방 대법원의 보수 우위 구도가 붕괴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인 셈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스캘리아 전 대법관의 후임에 중도적 진보 성향의 메릭 갈랜드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장을 지명해 놓은 상태다. 자신의 임기 중 대법원의 보수 우위 구도는 확고히 깨뜨리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대법관 인준권을 쥐고 있는 상원의 다수당인 공화당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임기 1년을 남겨둔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에 대한 인준 절차 실시를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4대 4 동수만으로도 진보적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공화당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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