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장 "새누리당은 사당화…정치 결사체 만들 생각"

정의화 국회의장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최근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공천파동'을 "정당민주주의의 파괴"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이미 사당화된 새누리당으로 돌아갈 생각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특히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정치세력을 규합하겠다는 뜻도 밝히면서 총선을 전후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

정 의장은 최근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친정인 새누리당 공천 과정을 언급한 뒤 "정당민주주의를 이런 식으로 깔아뭉개는 정당에 들어가서 과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나 하는 무력감을 느낀다"면서 "이런 정당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말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정 의장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보여주는 정체성이라면 나라가 밝지 않다"면서 "새로운 정치판을 만들기 위해 괜찮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정치 결사체를 만들어 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국회의장에 취임하면서 무소속이 된 정 의장이 여당으로 돌아가는 대신 새로운 정치행보를 선택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셈이다.

정 의장은 또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에 대해서도 "당선돼서 (새누리당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는데 그건 옛날 방식 아니냐"면서 "차라리 밖에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하는 게 좋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 의장은 특히 이번 새누리당 공천 파동에 대해 원색적인 단어까지 동원하며 원색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공천이라는 이름으로 정당민주주의와 의회민주주의, 법치국가의 기본 원칙을 완전히 뭉개버린 것"이라며 "'악랄한 사천(私薦)'이며, 비민주적인 정치숙청에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겨냥해서는 "공관위원장은 인격이 훌륭하고 중립적인 사람이 해야 하는데 새누리당은 사당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좋은 말을 했는데 점점 비정상으로 가고 있다"면서 "당이 이렇게 사당화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