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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서울 양천갑]與野 경선 이변…목동의 신인결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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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이기재 vs 더민주 황희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23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오목교 사거리. 학원들이 밀집한 대로 한복판에 붉은 현수막이 꽃샘추위에 나부꼈다. 건물 안에선 붉은색 운동화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4ㆍ13총선 서울 양천갑 새누리당 공천이 확정된 이기재 후보다. 그는 새누리당 경선에서 현역의원 두 명과 청와대 홍보수석을 누르고 공천장을 거머쥔 당내경선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다. 그는 하루 3만보 이상 지역구를 누빈 '발걸음'을 일등공신으로 꼽았다.


이 후보의 선거사무실에서 500m 가량 떨어진 한 주상복합아파트 상가에선 더불어민주당 황희 후보의 선거사무실 개소식이 열렸다. 선거운동원과 지역주민 등이 황 후보의 경선 승리를 자축하는 자리였다. 황 후보도 당내 경선에서 현역인 김기준 의원을 이기고 본선에 진출한 무서운 정치신인이다.

'사교육 1번지'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정치신인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여야 모두 경선을 통해 정치신인들이 쟁쟁한 현역의원을 물리치고 공천을 받았다.
새누리당은 당내 경선부터 치열했다. 7명의 예비후보가 공천을 신청했고, 현역인 길정우 의원 등 4명이 경선 컷오프됐다. 이 후보는 나영이 주치의로 유명한 신의진 의원(비례대표), 최금락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함께 경선을 거쳐 신 의원과 결선 투표 끝에 본선행 티켓을 받았다.


평범한 직장인이던 이 후보는 2007년 원희룡 제주지사를 만나 정치를 시작해 제주도청 서울본부장을 역임했다. 20대 총선에서도 이번 당내경선처럼 이변을 일으켜 '샐러리맨의 신화'를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이 후보는 30년이 넘는 목동 신도시 재정비를 위한 법안을 최우선 지역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더민주의 황 후보도 어려운 경선과정을 거쳤다. 황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내고 더민주 부대변인 등을 지내며 20년간 정치에 몸담은 인물이다. 하지만 이번 경선에서 더민주 양천갑 당협위원장을 지낸 현역의 높디높은 벽을 넘어야 했다. 그는 양천 '토박이'로 승부수를 띄웠고 적중했다. 황 후보는 "정치에 대한 실망감 등이 정치신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면서 "당선되면 인천공항에서 서울도심을 관통하는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의 양천구청역 유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양천갑은 30년 이상 새누리당에서 의석을 지켜온 지역이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이 불던 17대 총선에서도 원희룡 제주지사가 수성, 내리 3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 19대 총선부터 표밭이 달라지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길정우 의원은 당시 50.58%로 통합민주당 차영 후보(49.41%)에게 1%p 격차로 신승했다.
지역 민심도 갈렸다. 목3동에 사는 김민정씨(36ㆍ여)는 "그동안 부모님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후보를 찍으라고 해서 그냥 1번을 찍었지만, 이번에는 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정1동 김영숙(71)씨는 "빨간모자를 쓴 새누리당 후보가 여기저기서 눈에 띄더라"면서 "부지런히 일을 잘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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