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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시네마 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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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설 연휴 박스오피스 매출 6890억으로 세계 1위…내년 박스오피스 매출 美 앞지를 듯

중국의 '시네마 굴기' 중국의 영화 제작 기술 수준이 과거보다 훨씬 나아져 현지인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몽키킹2'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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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중국이 토종 영화의 선전에 힘입어 박스오피스 매출에서 내년 미국을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현지 시장조사업체 이언(藝恩)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8~14일 중국의 박스오피스 매출은 5억5700만달러(약 6890억원)로 세계 1위를 달렸다. 중국의 춘제(春節ㆍ설) 연휴 기간에는 수입 영화가 상영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이번 기록은 중국 영화로 일궈낸 성과다.


중국은 '스타 워스: 깨어난 포스(2015)' 개봉 이후 미국 할리우드가 1주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하순 달성한 박스오피스 매출 5억3470억달러를 넘어선 셈이다. 이대로라면 중국은 연간 박스오피스 매출에서 내년 미국을 추월할 게 분명하다.

중국 내 할리우드 영화 마케팅ㆍ배급을 지원하는 미 업체 지아플릭스 엔터프라이지스의 마크 개니스 공동 창업자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과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수준이 중국 영화보나 훨씬 뛰어나 중국인들은 불편한 자막에도 할리우드 영화를 찾았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중국의 영화 제작 기술 수준이 매우 높아져 현지인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미 영화시장 조사업체 박스오피스닷컴의 조너선 패피시 애널리스트는 "중국 영화업계가 많은 제작비를 쏟아 붓는데다 액션까지 가미해 특수효과와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에서 할리우드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고 평했다.


최근 중국 영화가 흥행에 속속 성공하면서 글로벌 영화 업계에서 힘의 균형이 바뀌고 있다. 중국 영화 업계는 최근 몇 년 동안 연간 평균 3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영화시장이 급성장하며 성숙해지자 할리우드는 중국 현지 영화사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애쓰고 있다.


중국의 '시네마 굴기'



할리우드는 최근 몇 년 동안 미 영화시장이 정체를 거듭하자 중국에 주목해왔다. 상하이(上海) 소재 컨설팅 업체 아티즌게이트웨이(亞提森格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박스오피스 매출은 전년 대비 49% 늘어 68억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해 북미는 111억달러로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스타 워스: 깨어난 포스' 같은 몇몇 대작 덕이다.
그러나 미국영화협회(MPAA)에 따르면 2010~2014년 북미의 연간 영화 시장 규모는 104억달러로 2% 위축된 바 있다. 2012년 이래 중국 영화시장의 할리우드 영화 비중은 49%에서 32%로 쪼그라들었다.


중국 당국은 할리우드 영화 수입 물량을 연간 34편으로 제한하고 있다. 중국 영화업계는 정부 산하 기관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國家新聞出版廣電總局)과 중국전영집단(中國電影集團)의 통제를 받는다. 두 기관이 수입 영화를 선정하고 개봉일과 상영 스크린 수까지 결정하는 것이다.


중국 영화시장의 성장속도에 놀란 할리우드는 중국 내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유니버설픽처스ㆍ워너브라더스 등 할리우드 영화사들은 더 많은 극장으로 더 많은 중국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현지 영화사와 이미 손잡았다. 중국의 스크린 수는 지난해 8035개가 추가돼 현재 3만1630개에 이른다.


아티즌게이트웨이의 바오리청(鮑禮誠) 사장은 "할리우드가 중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규제 당국에 연줄이 있는 인물과 접촉하곤 한다"고 밝혔다.


할리우드의 파라마운트픽처스는 2014년 이래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과 손잡고 몇몇 중국 감독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로 초대해 교육시키고 있다. 파라마운트의 로브 무어 부회장은 "양국의 협력 프로젝트가 양국 영화계 모두에 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할리우드가 내로라하는 중국 영화계 인사들과 안면을 터 '미션 임파서블', '터미네이터' 같은 영화들이 중국에서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


중국 영화사들은 할리우드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중국 영화사 퍼펙트월드픽처스(完美世界影視文化)는 향후 5년 동안 유니버설 영화 50편에 2억5000만달러 이상 투자할 것이라고 지난달 중순 발표했다. 유니버설의 '분노의 질주: 더 세븐(2015)'은 지난해 4월 중국에서 개봉 이래 3억9090만달러를 긁어 모았다.


중국 부동산 재벌인 완다(萬達)그룹의 왕젠린(王健林) 회장은 최근 '주라기 월드(2015)' 공동 제작사인 할리우드의 레전더리픽처스를 35억달러에 인수했다. 중국인으로는 사상 처음 할리우드 영화사의 주인이 된 것이다.


바오 사장은 레전더리 인수가 "시작에 불과하다"며 "중국 영화계의 원대한 꿈은 글로벌 업계를 통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할리우드와 중국 영화업계의 관계는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 미 영화 에이전시 크리에이티브아티스츠의 조너스 그린버그 중국 사업 담당은 "이제 중국 감독들이 세계 관객들을 겨냥해 영어로 고예산 영화 제작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유니버설은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의 '창청(長城)'을 중국에서 12월, 미국에서 내년 2월 개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할리우드 배우 맷 데이먼이 주연한 '창청'은 100% 중국에서 촬영되는 대작이다.


중국이 자국 영화산업의 급성장으로 수입 영화 쿼터제에 손댈 가능성도 있다. 영화 수입 쿼터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양해각서(MOU)는 내년 효력이 만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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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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