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유승민 공천여부 결론…친박 "자진사퇴" vs 비박 "여론전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새누리당이 22일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공천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리면서 당 안팎에서 긴장감이 돌고있다.
유 전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혀 4.13총선에서 공천 탈락이 예상됐지만, 당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이한구)가 여론의 역풍을 우려해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다 총선 후보 등록일(23~24일)에 임박해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당 공관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유 전 원내대표의 지역구에 대한 공천 결과를 결정한 뒤, 이날 밤 9시에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를 추인받는다는 계획이다.
앞서 공관위는 지난 15일 유 전 원내대표의 측근들을 경선에서 배제하는 '7차 공천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이종훈(경기 성남분당갑)·류성걸(대구 동갑)·조해진(경남 밀양ㆍ의령ㆍ함안ㆍ창녕) 의원 등이 경선에도 못 오르고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유승민 의원 지역구(대구 동구을)는 내부에서 의견 통일이 되지 않아서 좀더 여론을 수렴한 뒤에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공관위는 이날까지 일주일째 공천 결과를 내놓지 않고있다. 당 안팎에선 공관위가 유 전 원내대표의 측근들을 쳐내면서 유 전 원내대표가 스스로 공천 신청을 철회하도록 압박하는 '고사작전'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 이 위원장은 지난 19일 "유 의원의 자진사퇴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그게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 것이 아니겠냐"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 전 원내대표는 일주일째 '버티기'를 이어가고 있다. 유 전 원내대표 측은 이날도 "오늘 당에서 결론을 내린 이후에 유 전 원내대표가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당 최고위와 공관위는 유 전 원내대표의 거취 결정을 서로 미루면서 유 전 원내대표의 낙천으로 가닥이 잡힌 분위기였다. 공관위가 실제 이같은 결정을 내리면 새누리당에선 '피의 화요일'로 기록된 지난 15일 이후 또 다시 피바람이 불어닥치는 셈이다.
이 경우 당 강세지역인 영남권은 타격이 덜 하지만, 수도권 민심은 급속히 악화될 수 있어 이번 총선 결과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때문에 공관위와 최고위가 이날 유 전 원내대표를 막판에 깜짝 '단수공천'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미 대구 동을은 선관위 후보등록 일정상 경선 시기를 놓쳤다.
수도권 비박계인 정두언 의원(서울 서대문을)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는 반전을 이루어낼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촉구했다.
일각에선 유 전 원내대표의 낙천한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당 지역구를 무공천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 나왔다. 하지만 공관위에선 가능성을 일축했다.
다만 친박계는 여전히 유 전 원내대표가 자진 사퇴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당과 내가 정체성이 틀려서 무소속으로 심판받겠다'고 말씀하는 것이 제대로 된 리더가 되는 방법이 아닐까"라고 말하며 유 전 원내대표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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