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공천 내홍 '안개속'…김종인 사퇴說도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홍유라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대표가 22일 오전 당무에 복귀키로 했던 입장을 변경, 오후 3시로 잠정 연기했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사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당초 김 대표는 오전 11시 국회에서 열리는 비대위 회의를 주재키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비대위 개최 시간이 다가오자 회의 시간이 연기되면서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으로 돌아섰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오전 김 대표의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표가 11시에 국회로 나온다"며 "이제 (비례대표 후보자) 순위를 정확하게 확정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8시10분까지 40분간 구기동 자택을 방문, 김 대표에게 심야 중앙위의 비례대표 투표 상황 등의 경과를 보고했다.

김 대변인은 "오전 11시에 비대위를 열어 순위를 정확하게 확정 지어야한다"면서 "그래서 대표가 11시에 국회로 나오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가 쭉 설명을 들었으며 충분히 이해하셨다"며 "국회에 나와 (순번을) 정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중앙위를 통해 마련된 안에 대해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변인은 '(김 대표가) 중앙위 안을 받은 것이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11시가 되자 김 대표가 사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홍창선 더민주 공천관리위원장은 앞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김 대표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는 이날 허성무 더민주 후보와 노회찬 정의당 후보간 창원성산 야권단일화 논의 개시 기자회견에 참석해 "제가 당 대표를 계속했더라도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를 상위 순번으로 모셨을 것이다"며 김 대표 달래기에 나섰다. 그는 "김 대표가 비례대표 들어가는 것은 결코 노욕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또한 "정말 어려운 시기에 김종인 대표를 선대위원장, 비대위원장으로 모셔왔고 그 어려운 시기에 당을 맡아서 잘 추슬렀고 우리당이 빠르게 안정됐다"며 "김 대표에게 마땅히 예우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 대표가 장고에 들어간 것은 인격적으로 모독당했다는 생각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20일 본인을 비례대표 2번으로 공천하고, 43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A·B·C 군(群)으로 분류해 순위투표에 회부하는 방안을 중앙위원회에 제시했다.

그러나 범주류 진영이 다수를 차지하는 더민주 중앙위가 일부 후보자의 정체성과 셀프공천 등을 문제삼자 김 대표는 "사람을 인격적으로 그 따위로 대접하는 정당에 가서 일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며 당무거부에 나섰다. 김 대표의 거취 문제 등은 이후 오후 3시에 열리는 비대위에서 최종적으로 확인될 전망이다.

한편 더민주 중앙위는 격론 끝에 이날 새벽 당 대표 몫의 비례대표를 4석으로 확정했고, 순번은 김 대표에게 위임키로 해 사실상 비례대표 2번 배치를 용인했다. 아울러 중앙위는 당 대표 전략공천·청년·노동·전략지역·당직자 몫을 제외한 나머지 비례대표 후보 25명을 순위투표에 회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