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공천’ 김종인 “비례대표 후순위로 돌리는 게 오히려 꼼수”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아시아경제 조아라 인턴기자]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김종인 대표의 ‘셀프공천’ 논란에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비대위는 20일 오후 비례대표 후보를 A그룹(비례대표 1~10번), B그룹(11~20번), C그룹(21~43번) 등 3개 그룹으로 나눈 뒤 중앙위원들의 순위투표를 통해 각각의 그룹 내에서만 순번을 확정하는 방안을 중앙위에 제시했다.

하지만 중앙위원들이 그룹 간 칸막이를 쳐 순위투표를 실시하는 것이 당헌의 정신에 배치된다고 반발하자 비대위는 결국 투표도 실시하지 못한 채 중앙위 회의를 21일로 연기하는 선에서 봉합하고 말았다. 이후 비대위는 시내 모처에서 김 대표가 참석한 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다.

비대위원들은 김 대표가 ‘셀프 전략공천’한 비례대표 2번 순번을 후순위로 돌리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지만 김 대표는 완강하게 반대하면서 “비례 2번이든, 10번이든, 15번이든 (당선안정권인데) 무슨 차이가 있냐. 후순위로 돌리는 것은 오히려 꼼수 아니냐”며 뜻을 굽히지 않았으며 자신의 비례대표 순번문제나 중앙위 투표방식 등을 둘러싼 비대위원과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원들은 김 대표가 빠진 상황에서 논의를 이어갔고, 과거 부적절한 처신 등을 이유로 논란이 불거진 일부 후보들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와 함께 그룹을 나눈 칸막이 방식의 투표 대신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일률적으로 제시한 뒤 중앙위원의 순위투표를 통해 순번을 정하는 방안까지 적극 검토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대표는 비대위가 제시한 방안이 중앙위에서 반대에 부딪힌 것에 대해 여전히 격노하면서 원안 수정에 반대한 것으로 전해져 비대위의 최종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