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1) 전 브라질 대통령이 퇴임 5년 만에 수석장관을 맡아 정치에 복귀하려 했으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과의 '은밀한 거래'가 폭로돼 거센 반발을 반정부 시위가 격해지고 있다.
AP·AF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16일(현지시간) 룰라 전 대통령의 부패 수사를 지휘하는 세르지우 모루 판사가 룰라 전 대통령과 호세프 대통령 간 전화통화를 감청한 자료를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폭로 내용에 따르면 호세프 대통령은 룰라 전 대통령에게 "장관 임명장이 필요할 경우에 대비해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호세프 대통령이 부패 혐의 수사를 받는 룰라 전 대통령에게 의도적으로 면책 특권을 주겠다는 암시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룰라 전 대통령은 호세프 대통령의 수석장관직 제의를 받아들였다. 이로써 룰라 전 대통령은 2010년 말 대통령직 퇴임 이후 5년여 만에 브라질 정치무대에 공식 복귀하게 됐다.
부패 정치인으로 위상이 떨어진 룰라 전 대통령의 복귀가 확정되자 브라질 사회는 충격에 들썩였다. 상파울루와 브라질리아, 벨루오리존치 등 주요 도시에서는 분노한 시민 수만명이 거리로 나와 호세프와 룰라의 퇴진을 촉구했다.
수도 브라질리아에서는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대 5천여명이 대통령궁과 국회의사당 앞에 모였으며 경찰은 최루액을 분사하기도 했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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