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안병훈(25ㆍCJ그룹) 30위, 김경태(30ㆍ신한금융그룹) 73위.
17일(한국시간) 현재 한국선수 가운데 가장 세계랭킹이 높은 '원투펀치'다. 지금의 추이라면 오는 8월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올림픽 역시 두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 확률이 높다. 김경태에게는 그러나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 바로 '세계랭킹 50위'라는 기준점이다.
월드스타들에게 '톱 50'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일단 각 대륙 투어 시드와 상관없이 세계랭킹 상위랭커 자격으로 4대 메이저와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4개 대회 등 특급매치 출전이 가능하다. 상금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유러피언(EPGA)투어 양대 리그 상금랭킹에 동시에 포함된다. 여기서 얻은 성적으로 곧바로 빅리그에 입성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안병훈의 주 무대는 EPGA투어, 김경태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지만 PGA투어 무혈입성의 기회를 엿보는 이유다. '명인열전' 마스터스는 특히 출전자격 중 하나가 "연말 세계랭킹 50위 이내"다. 이른바 '성골'의 기준인 셈이다. 출전료가 폭등하는 등 당연히 부수입도 짭짤하다. 각 대회의 모시기 경쟁이 이어지고, 제공되는 승용차 급이 달라지고, 티오프시간은 황금 시간대에 편성된다.
안병훈은 실제 오는 23일 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골프장에서 개막하는 WGC시리즈 델매치플레이(총상금 950만 달러) 초청장을 받았다. 15일자 세계랭킹 순으로 딱 64명만 출전해 1대1 매치로 진검승부를 펼치는 무대다. 초청선수가 아예 없고, 역대 우승자에 대한 배려도 없다. 2012년 챔프 헌터 메이헌(미국)이 대표적이다. 최근 부진으로 90위로 떨어져 올해는 자리를 얻지 못했다.
지난해 결승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게 분패한 개리 우들랜드(미국)는 68위로 아예 설욕전이 무산됐다. 이 대회 창설 이래 준우승자가 이듬해 대회에 못 나가는 건 처음이다.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이 개인 사정으로, 짐 퓨릭(미국)은 팔 부상으로 불참해 65위 패턴 키자이어(미국)과 66위 토르비욘 올레센(덴마크)까지 차례가 돌아갔다. 김경태가 세계랭킹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유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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