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곰 덫(Bear Trap), 뱀 구덩이(Snake Pit), 공포의 말굽(Horrible Horseshoe)."
이름부터 무시무시하다. 아담 스콧(호주)이 지난달 28일 통산 12승째를 수확한 혼다클래식이 열린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 PGA내셔널챔피언코스 15~17번홀, 이른바 베어트랩이 대표적이다. 스콧은 셋째날 15번홀(파3)에서 공을 두 차례나 워터해저드에 빠뜨리며 쿼드러플보기를 범하는 등 죽다가 살아났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세상에서 가장 까다로운 연속 홀을 골랐다.
베어트랩이 바로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2001년 코스를 리뉴얼하면서 상징적으로 어렵게 조성한 곳이다. 페어웨이가 구불구불하고, 오른쪽에는 그린까지 길게 이어지는 워터해저드가 위압감을 준다. 2007년부터 지난 10년간 출전선수의 18%가 보기, 33%가 더블보기, 40%가 트리플보기 이상을 기록했을 정도다. 무려 76%가 1개 이상의 공을 수장시켰다.
다음은 베어트랩의 롤 모델이 된 마스터스의 격전지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의 '아멘코너(Amen Corner)'다. 플레이하면서 '아멘'이라는 소리가 입에서 절로 튀어 나올 정도라는 의미다. 울퉁불퉁한 11번홀(파4)에서 출발해 악마의 12번홀(파3), 철쭉이 유혹하는 13번홀(파5)이 차례로 이어진다. 11번홀이 가장 난이도가 높다. 지난해는 평균 4.326타를 기록했다.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의 개최지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 '클로징 3개 홀(Closing three holes)'도 위협적이다. 연장전을 아예 16~18번홀의 3개 홀 스코어 합산으로 진행한다. '죽음의 홀' 17번홀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파3홀이다. 리키 파울러(미국)가 지난해 연장전과 서든데스를 포함해 최종일 17번홀에서 버디만 3개를 쓸어 담아 정상에 등극했다는 게 재미있다.
밸스파챔피언십이 펼쳐지는 플로리다주 팜하버의 이니스브룩의 16~18번홀은 '스네이크 핏(Snake Pit)'이라는 애칭이 붙었다. 440야드가 넘는 2개의 파4홀과 215야드짜리 파3홀로 구성됐다. 지난해 조던 스피스(미국)의 명승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공동선두를 달리던 18번홀(파4)에서 연장전에 나가는 3.6m 파 퍼팅을 집어넣은 뒤 17번홀(파3)에서 속개된 연장 세번째 홀에서는 무려 9m 우승버디를 솎아냈다.
웰스파고챔피언십의 무대 퀘일할로의 '그린 마일(Green Mileㆍ16~18번홀)'은 마지막 18번홀(파4)이 특히 잔인하다. 493야드의 전장에 오르막이 더해지고, 왼쪽에는 크릭과 위협적인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이밖에 콜로니얼 '공포의 말굽(Horrible Horseshoeㆍ3~5번홀)'과 페블비치 '죽음의 절벽(The Cliffs of Doomㆍ8~10번홀), 뮤어필드 14~16번홀, 카누스티 16~18번홀, 베스페이지 블랙 10~12번홀 등이 목록에 올랐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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