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제20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세종시ㆍ6선)이 김종인 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 대한 강한 반감을 내비치며 무소속 출마 의사를 거듭 확인했다.
이 의원은 16일 지역구 선거사무소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김종인 대표로부터 뒤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저에 관해선 그렇다"면서 "이렇게 정략적으로 공천(배제) 할 것이라고는 예상을 안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개성공단 폐쇄 문제 등과 관련해 김 대표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면서 "그럴 때만 해도 공천 배제라는 느낌을 받지 않았고, (김 대표가) '어려운 지역인데 꼭 당선돼서 오시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제가 친노 중 제일 선배이고, 그렇기 때문에 저를 공천 배제함으로써 당내 친노세력을 척결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보신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 의원은 이어 "우리 당은 그동안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이라는 두 기둥을 갖고 집권도 하고 발전을 해왔다"면서 "두 기둥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앞으로도) 발전을 시켜야지 (관련 세력을) 척결하는 차원에서 (공천을) 하는 건 정치적으로 명분도 없고 정당성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천배제 발표 전 문재인 전 대표와 연락을 했느냐는 질문에 "문 전 대표도 분위기를 감지하고 비상대책위원들에게 (공천배제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그러나 김 대표가 워낙 완강해서 (설득이) 안 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 전 대표에게도) 부당한 공천(배제)은 용납할 수 없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이 의원은 논란이 된 정청래 의원 공천 배제와 관련해선 "아주 부당한 결정"이라면서 "최고위원회의에서 다른 최고위원과 빚은 갈등, 이런 걸 갖고 컷오프 시켰다는데, 그렇게 시작하면 거의 대부분 다 컷오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오히려 당을 흔들어댄 사람들이 큰 해당행위를 한 것"이라면서 "정 의원이 크게 해당행위를 한 건 아니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 의원은 김 대표가 특정인을 공천 배제하는 방식을 거론하며 "이길 수 있는 대안을 갖고 와서 상의를 했다면 얼마든지 받아들였을 것"이라면서 "갑자기 뒤에서 뭔가를 하듯이 이렇게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공천을 많이 해 보지 않았느냐"면서 "탈락 시키려면 당사자를 불러서 설명을 하고 양해도 구하든가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그래야 탈락자도 명분이 생기고 나중에 지원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공천을 객관적으로 할 때 (선거의) 결과가 좋았다"고 부연했다.
더민주는 지난 14일 이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했고, 이 의원은 이튿날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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