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소니가 오는 10월 플레이스테이션(PS)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출시한다. 당초 예정보다 4개월가량 늦어졌다.
소니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한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DC) 2016' 행사에서 플레이스테이션 VR 기기 출시 계획을 밝혔다.
앤드류 하우스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보다 더 확실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출시를 10월로 연기했다"며 "이 기기를 이용해 50개 이상의 게임이 가능하도록 연말까지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시 예정가는 399달러(약 47만5000원)다. 유럽에서는 399유로, 영국에서는 349파운드, 일본에서는 4만4980엔에 선보인다.
소니의 VR 기기는 각각 이달 말과 다음 달 출시 예정인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리프트(599달러)와 HTC의 바이브(799달러)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이다.
또 경쟁사보다 제품 출시는 늦어졌지만 플레이스테이션을 기반으로 한 덕분에 편리성 측면에서도 우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쟁 제품인 리프트와 바이브를 구동하려면 값비싼 고성능 컴퓨터가 필수인 반면 플레이스테이션 4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3600만명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리프트와 바이브는 고성능 컴퓨터를 함께 사려면 1500달러 이상을 들여야 하는 반면 소니 시스템은 345달러짜리 플레이스테이션 4를 포함해도 1000달러 미만이면 충분하다"며 "특히 소니의 경우 음악과 영화 서비스는 덤"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컴퓨터 그래픽 처리 장치 제조사인 엔비디아에 따르면 VR 기기를 구동 가능한 그래픽 능력을 갖춘 컴퓨터는 전 세계에 1300만대 뿐이다.
조사 기관의 판매량 전망에서도 소니가 우위다. 게임 리서치 회사 슈퍼데이타는 VR 기기 구매 희망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스마트폰과 연동 가능한 값이 상대적으로 싼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응답자 가운데 30%는 소니 제품을 눈여겨보고 있으며 리프트와 바이브는 각각 13%와 5%에 불과했다.
소니의 제품 지연 출시 발표 전 슈퍼데이타 조사 결과로는 올해 소니의 VR 기기 판매량은 300만대 안팎으로 예상됐다. 반면 리프트와 바이브 판매량은 둘을 합해 200만대 정도로 추산됐다. 정보기술(IT) 자문 기관인 가트너는 오는 2020년까지 400만대가량의 VR 헤드셋이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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