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캐피탈 등 계열사 4곳 사장 교체
차기회장 후계 구도 관심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신한금융지주는 이달 중 임기가 만료되는 7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4명의 CEO를 교체했다. 주요 계열사 CEO가 바뀌면서 신한금융의 차기 회장 후계구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신한생명 사장에는 이병찬 전 신한생명 부사장이, 신한캐피탈 사장에는 설영오 신한아이타스 사장, 신한데이터시스템 사장은 이동환 전 신한은행 부행장이 내정됐다. 신한아이타스 사장 자리에는 이신기 전 신한지주 부사장이 내정됐다.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이동대 제주은행 은행장, 이원호 신한신용정보 사장은 연임이 결정됐다.
이번 인사는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의 후계구도와 연결 될 수 밖에 없다. 한 회장의 임기가 1년정도 남겨진 상황에서 계열사 전ㆍ현직 CEO는 유력한 회장 후보이기 때문이다.한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한 회장은 '회장으로 신규선임되는 자의 연령은 만 67세 미만이어야 하며, 회장은 재임기간중에 만 70세를 넘지 못한다' 현행 사내 규정상 재연임이 불가능하다. 신한금융에서는 올해 11월부터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력 차기 회장 후보군 중 한 사람이었던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이 연임에 실패하면서 후계구도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게 됐다. 신한생명 사장직은 신한은행장, 신한카드 사장과 함께 차기 회장 유력 후보군에 속한다. 한 회장도 신한생명 사장을 6년간 역임한 바 있다.
이론적으로는 전 CEO도 여전히 회장 후보군이어서 이성락 사장이 회장 후보에서 완전 탈락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직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이 사장의 입지는 그만큼 약해졌다.
서진원 부회장은 건강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유력한 후보군에 속한다. 이번 인사로 3번째 연임에 성공한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도 후보군 중 한사람으로 거론되지만 비은행 출신이기 때문에 중량감에서 떨어진다.
이외 조용병 신한은행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등은 현직에 있는 유력한 회장 후보다. 위성호 카드 사장의 임기는 오는 8월이다.
신한금융 측에서는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차기 회장 후보는 전ㆍ현직 CEO 모두를 후보로 놓고 심사하기 때문에 이번 인사로 특정 후보가 차기 회장 후계구도에서 멀어졌다고 보기 힘들다"며 "현직 CEO의 프리미엄도 실제로 작용할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후보군의 구체적인 윤곽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된 연말께나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한 회장과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된다. 다만 눈여겨 볼 대목은 지난달 이사회 개편과정에서 임기(5년)가 만료된 남궁훈 사외이사가 1년 임기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남게됐다는 점이다. 남궁 이사는 한동우 회장의 서울대 법대 1년 선배로 한 회장의 뜻을 이사회에서 관철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해 온 인물이다. 회장추천위원회에서 한 회장의 영향력이 강하게 행사될 것임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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