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 마지막 초읽기 몰린 상황
알파고 연이은 실책에 이세돌 9단 유리해져
"백이 유리한 '반면승부' 예상"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알파고의 연이은 실수로 이세돌 9단의 1승이 유력해졌다.
13일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4국이 열렸다. 이날 이세돌 9단은 백을 쥐었다.
이세돌 9단은 대국 초반 백에게 주어진 덤을 활용하려는 듯 안정적인 대국을 펼쳤다. 신중하게 돌을 놓으면서 알파고와 시간차도 1시간 이상 벌어졌다.
이세돌 9단은 초·중반까지 알파고에게 세력 형성을 허용하는 대신 집을 확보하는 실리바둑을 선보였다. 중반부 이후까지 어느 쪽의 우세를 점치기 어려웠으나 후반부에 접어들면서도 접전은 계속됐다. 알파고에게 유리했던 상황이 이어지다가 알파고의 연이은 실수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후반부에는 이세돌 9단이 둔 70번째 수 이후 알파고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알파고가 10집 이상 유리해진 상황이었으나 이세돌 9단은 수를 내려는 시도를 감행했다.
해설을 맡은 송태곤 9단은 "중앙에 둔 수가 공격으로 가겠다는 뜻을 내포한 수였는데 알파고가 받지도, 지키지도 않았다"며 "어려운 승부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흑집이 유리해지고, 백에게 부담되는 돌이 생겼다"고 평했다.
이세돌 9단은 여기에서 머뭇거리지 않고 수를 내려는 시도를 감행했다. 알파고는 접전이 일어난 중앙 대신 우변, 좌하귀 등 엉뚱한 곳에 수를 뒀다. 순간 대국 중계장이 술렁였다.
송 9단은 "이 9단이 수를 내려고 했는데 알파고가 둔 수는 악수였고 상황이 긍정적으로 급변했다"며 "이세돌 9단이 상대가 헷갈릴 만하게 수순을 비틀었는데 알파고가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이상한 수를 연발했다"고 평가했다.
이세돌 9단이 마지막 초읽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이세돌 9단에게 다소 우세한 상황이 조성됐다. 덤을 받은 백이 유리해지는 '반면승부'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송 9단은 "이제 덤이 없어도 백에게 수월한 '반면승부'인 상황"이라며 "지금까지 대국 중 가장 승리가 눈앞에 가까워졌는데 알파고가 다시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세돌 9단에게 엄청난 실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승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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