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에서 이세돌 9단 조금 앞서지만 우세 점치기 어려운 상황
알파고 중앙에 주도권 차지…시간 45분 이상 벌어져
"시간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세돌 9단은 4국에서 안정적으로 집을 차지하는 전략을 취했으나 후반부에 접어든 현재까지 우세를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13일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4국이 열렸다. 이날 이세돌 9단은 백을 쥐었다.
알파고는 첫수에 우상귀 화점, 3수째는 좌상귀 소목을 뒀다. 12수까지는 2국 때와 동일한 전개가 이어지면서 이세돌 9단이 대국 초반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러나 곧 이세돌 9단이 먼저 다르게 착점하면서 알파고도 다른 수로 맞섰다.
이번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은 집을 차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 9단은 우하귀, 자하귀에 집을 마련하면서 실리에서 조금 앞서고 있다. 알파고는 중앙에서 주도권을 차지했다.
이 9단은 40수에 알파고의 진영에 침입했다. 중앙에서 좌변에서 상변까지 연결되면서 흑이 두터워진 상황에서 이 9단이 침입하면서 첫번째 전투가 시작됐다. 이에 알파고는 우변으로 돌려 백을 압박했다.
해설을 맡은 송태곤 9단은 "이 9단의 오늘 전략은 단단하게 실리 차지한 이후에 상대진영에 들어가서 타개하는 것"이라며 "이런 수들은 전투보다는 작전에서 나오는 수법"이라고 분석했다.
송 9단은 "중앙에서는 알파고가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이세돌 9단의 확정된 실리가 조금 많기 때문에 긴 승부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3국 때와 달리 공격적인 모습보다는 안정적으로 대국을 펼쳤다. 우려되는 부분은 알파고와의 시간차.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시간 차이는 45분 이상 벌어진 상황이다.
송 9단은 "인간 대 인간에서는 시간 공격이 좋은 기술이지만 알파고에게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고 오히려 시간 측면에서 이 9단이 불리할 수 있다"며 "알파고는 한번도 시간에 쫓긴 적이 없는데 2시간 대국에 최적으로 설계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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