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아드리아노는 골잡이 전쟁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프로축구 K리그가 12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현대와 FC서울의 경기로 2016시즌을 연다. 클래식(1부 리그) 공식 개막경기다. 올시즌은 전북이 3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서울이 도전자로 떠올라 양자구도가 분명하다. 황의조(23ㆍ성남)와 아드리아노(28ㆍ서울)의 득점 경쟁이 뜨거울 것이다. 2부리그에서 올라온 수원FC는 적극적인 선수 영입으로 이미 시선을 모았다. '막공(막지 못하는 공격) 축구'로 돌풍을 예고했다.
◆ 전북 아니면 서울 = 클래식에 속한 열두 개 구단 감독 가운데 전북 최강희 감독(56)과 서울 최용수 감독(42)을 제외한 열 명이 올 시즌을 2강 구도로 전망했다. 성남FC 김학범 감독(56)은 "데이터만 놓고 봐도 두 팀은 전력이 안정됐고 2강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분위기는 시즌 중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장지현 SBS스포츠 해설위원(43)은 "아직 베일에 가린 팀들이 많다. 경기를 하지 않은 울산, 성남 등이 어떤 경기를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공식 개막전은 전북과 서울의 우승 경쟁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이동국(36)과 김신욱(27), 로페즈(25) 등을 앞세운 전북과 아드리아노(28), 데얀(34), 박주영(30) 등이 버티는 서울의 화력 대결이 볼 만하다. 파탈루(29ㆍ전북), 오스마르(27ㆍ서울)가 지휘할 두 팀의 수비도 승부를 가르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 황의조 아니면 아드리아노 = 득점왕 자리는 지난 3년 동안 이동국(36)과 김신욱(27ㆍ이상 전북)이 후보로 꼽혔다. 올해는 황의조(23ㆍ성남)와 아드리아노(28ㆍ서울)를 눈여겨 봐야 한다.
장지현 해설위원은 "전북 내 공격수들이 많아지면서 팀 득점은 많아지겠지만 이동국의 출전시간과 골수는 오히려 적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김신욱 역시 전북에서 적응에 어려움을 보여 단기간에 번뜩이는 모습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황의조와 아드리아노는 골잡이 경쟁의 판도를 바꾸려 한다. 둘은 지난 시즌 가능성을 봤다. 아드리아노와 황의조는 나란히 열다섯 골을 넣어 득점부문 2, 3위를 했다. 아드리아노(30경기) 황의조(34경기)보다 경기수가 적어 앞섰다.
황의조의 실력은 K리그 감독들 모두 인정한다. 감독들이 영입하고 싶은 선수 1위에 뽑혔다. 수원FC 조덕제 감독(50)은 "황의조는 신체조건이 좋은 상태에서 유연성과 슈팅력 등 젊은 선수가 갖춰야 할 것들을 모두 가졌다"고 했다.
황의조는 최전방에서 움직임이 많은 선수다. 경기를 하고 훈련을 하면서 더욱 발전한다. 동계훈련 동안 체력을 키웠다. 그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할 것이다. 팀에 좋은 선수들도 많이 있다"고 했다.
아드리아노는 K리그 개막 전부터 불이 붙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일곱 골을 넣었다. 지난달 20일 태국 부리람에 있는 아이 모바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부리람과의 경기에서 네 골, 지난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산프레체 히로시마를 상대로 세 골을 기록했다.
지금의 흐름을 유지해야 한다. 최용수 감독은 "지금은 아드리아노가 잘하고 있지만 계속 지켜봐야 한다. 시즌은 길고 중간에 부상이나 컨디션 저하가 오면 상승세가 끊길 수 있다"고 했다.
◆ '119사오정' = 수원FC의 조덕제 감독(50)은 올해 목표를 "일일구사오정"으로 요약했다. 11승과 9위, 승점 45를 기록하면 성공이라는 것이다. 조 감독은 "11승 12무 15패를 하면 승점 45가 되고 9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계산했다. 클래식에서 아쉬움 없이 놀고 싶다. 클래식에서 하는 모든 경기가 소중하다"고 했다.
수원FC의 선수구성은 돌풍을 기대하게 만든다. 챌린지에서 클래식으로 승격하면서 많은 선수들을 영입해 전력이 좋아졌다. 특히 외국인 선수들이 화려하다. 벨기에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마빈 오군지미(29)를 비롯해 스페인 프로축구에서 활약한 하이메 가빌란(31), 아드리안 레이어(29ㆍ호주)를 데려왔다.
조덕제 감독은 클래식 무대에 맞는 선수들로 팀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지난해보다 더 좋은 축구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조직력과 호흡을 가다듬어야 하는 숙제가 있다.
조 감독은 지난해 뛴 시시 곤잘레스(30ㆍ레흐 포츠난)와 새로 온 가빌란을 비교했다. 그는 "가빌란은 시시와 자신을 비교하면 싫어한다. 가빌란은 스페인 1부 리그(레반테)에서 뛰었고 시시는 2부 리그(오사수나)에서 뛰었다. 그런 수준 차이가 있다. 올해 우리는 클래식에 어울리는 선수들로 구성되었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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