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경제협력과 기후변화, 국경문제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캐나다 총리의 미국 국빈 방문은 지난 1997년 이후 19년만에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예포 발사와 의장대 사열 등 트뤼도 총리를 위한 극진한 환영 행사를 연 뒤 곧바로 회담에 들어갔다.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국가이익과 가치, 세상에 대한 관점들에서 미국과 캐나다 만큼 비슷한 입장을 견지한 국가들을 찾기 어렵다"면서 "트뤼도 총리와 함께 양국의 공동 과제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기후변화와 안보, 인구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미국 국민들에게 캐나다라는 진정한 동료가 옆에 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캐나다는 오는 2025년까지 메탄가스 배출량을 2012년 대비 40~45% 감축하는 미국 정부의 계획과 보조를 맞추기로 했고 미 정부는 석유·가스 시설의 메탄가스 방출량 제한을 위한 새로운 규제를 즉각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각각 54세와 44세로 10살 차이인 오바마와 트뤼도는 40대의 나이에 한 국가의 정상이 됐다는 공통점과 함께 진보적인 정책, 인종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중시하는 이념성향 등 여러 면에서 닮은 점이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캐나다의 오바마'라고도 불리는 트뤼도 총리는 어린 자녀들을 아끼고 난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모습 등으로 미국에서도 인기가 높다. 미국 사회가 공화당 유력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로 대변되는 극단적 포퓰리즘과 인종 차별주의 논쟁으로 뜨거운 상황에서 혁신 총리로 불리는 트뤼도의 방문과 그가 던지는 화두들은 많은 시사점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보수당 출신 스티븐 하퍼 전 총리 시절 양국을 잇는 송유관 건설 문제로 미국과 캐나다 관계는 다소 틀어졌지만 트뤼도 총리의 이번 국빈방문을 계기로 두 국가가 다시 긴밀한 관계를 회복할지도 주목된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