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 2연패…후반부에도 강했던 알파고
구글 딥마인드 CEO "알파고 약점과 강점 찾기 위해 대국 진행한 것"
이세돌 9단 "오늘은 알파고 이상한 점 못 찾았다"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오늘은 알파고의 완승이었다. 초반부터 한순간도 앞선 적이 없었다." (이세돌 9단)
"훌륭한 경기였다. 이세돌 9단이 뛰어난 기력에 기인했다고 생각한다."(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이세돌 9단이 완패를 인정했다. 2국에서는 중반부까지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으나 알파고는 후반부에 접어들며 승리를 자신했다.
10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2국에서 이세돌 9단이 211수 끝에 불계패했다. 이세돌 9단이 돌을 던지면서 대국은 4시간25분만에 종료됐다.
대국 종료 후 기자간담회에서 이세돌 9단은 "놀란 건 어제로 충분했고 이제 할 말이 없을 정도"라며 "내용상으로 보면 정말 완패였다"고 말했다.
이 9단은 "초반부터 한 순간도 앞섰던 적이 없고 어제는 알파고에게 문제가 있었지만 오늘은 특별히 이상한 점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알파고가 완벽한 대국을 펼쳤다"고 말했다.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는 경기 후반부터 알파고가 자신감을 갖고 대국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중반까지는 동등하게 이뤄졌다고 봤는데 알파고가 후반에 돌입하면서 자신감과 확신을 가졌다"며 "해설위원과 팀원들의 의견이 분분했지만 알파고가 후반부로 치달으며 승리를 확신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사비스 CEO는 "끝내기까지 긴장이 팽팽한 대결이었고 훌륭한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알파고는 이세돌 9단의 공세적인 바둑과 신중한 바둑에 성공적으로 응수했다. 이 9단도 알파고의 약점을 찾지 못했다.
하사비스 CEO는 "이세돌과 겨뤄야만 알파고의 장점과 단점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 그걸 찾아내기 위해 대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3국에서 중반으로 넘어가기 이전에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국 전 4대1 승을 자신했지만 이제는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이다.
이 9단은 "한오늘 바둑으로 봤을 때 중간 이후로 넘어가면 어렵고 그 전에 승부를 거는 쪽으로 가야만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갈 것"이라며 "한 판을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3국은 오는 12일 진행된다.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의 5번기에서 최종 승리하려면 세 판을 내리 이겨야한다.
김성룡 9단은 "바둑 전문가들이 (대국 전) 오판을 했는데 알파고가 한 판이라도 이기는 게 아니라, 인간이 한판이라도 이기면 대성공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알파고에게서) 뚜렷한 패착을 찾을 수 없고 이세돌 9단은 오늘 커제와의 결승전 느낌으로 임했다"고 평가했다.
2국 해설을 맡은 유성룡 9단은 "알파고가 빈틈을 보일 때 적극적으로 나가야하는데 오늘은 너무 적극적으로 임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며 "알파고에게서 간혹 이상한 수가 많이 나오는데 이세돌 9단이 그걸 강하게 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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