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가 일본의 황위 계승 제도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지만 일본 정부가 반발에 나서면서 무산된 것으로 9일 밝혀졌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유엔 위원회에서 남자에 의한 황위 계승을 문제시하는 조항을 넣었지만 일본 정부의 강력한 요구로 삭제했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기자 회견에서 "조항을 삭제하도록 강력히 요청했다. 보고서에 대한 최종 견해를 채택하는 데 절차상의 문제도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황위 계승은 여성에 대한 차별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 황실 전범(皇室典範·황위 계층에 대한 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유엔은 일본이 여성 천황을 인정하지 않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며 황실 전범을 개정할 것을 권고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항을 최종보고서에 포함하려고 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제네바의 일본 정부 대표부를 통해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황실 제도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하지 않은 채 (조항을) 채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위원회에 반론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에 대한 유엔 위원회의 최종 보고서는 일본군에 의한 종군 위안부 문제에 일본의 대응이 불충분했다고 지적한 내용이 포함됐었다. 이에 일본 정부는 8일 "매우 유감스럽다"며 항의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