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은행 가계대출 3조원 증가…주담대는 1월 수준 증가폭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은행 가계대출이 2월 한 달 새 3조원 증가했다. 지난달 집단대출이 급격하게 증가했지만 주택거래가 위축되면서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1월 수준에 머물렀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2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가계에 대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44조1878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3조원 가량 늘었다. 이는 2010~2014년 2월 평균(2조1000억원)에 비해서는 많지만 지난해 2월 증가폭(3조7000억원)에 비해서는 규모가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월에 비해 2조7000억원 증가했고,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도 3000억원 증가했다.

이정헌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집단대출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주택거래가 위축되면서 전월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고, 마이너스통장대출은 설연휴동안 신용카드 사용으로 인한 결제자금 수요가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의 기업 대출은 전월에 비해 2조4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은 1월 3조원 증가에서 2월 1000억원 증가로 증가폭이 줄었다. 중소기업 대출도 4조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줄었다. 1월의 계절적 요인이 없어지고 일부 대기업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점이 증가폭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자금 흐름면에서는 자산운용사 수신이 지난달에 이어 상당폭 증가했다.

2월 말 자산운용사 수신은 머니마켓펀트(MMF)를 중심으로 11조6000억원이 증가했다. MMF는 은행의 단기 여유자금 유입으로, 채권형펀드는 시장금리 하락 기대에 따른 자금유입등으로 각각 6조4000억원과 2조6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은행 수신 잔액은 1월에 비해 13조4000억원 늘었다. 기업의 결제성 자금과 설 상여금 지급에 따라 가계 자금이 수시입출식 예금으로 크게 유입된 탓이다. 정기예금은 지방정부자금이 유입되면서 3조원 증가한 반면 CD와 은행채는 각각 1조원과 1조3000억원을 순상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