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투자로 한국판 하우스오브카드 만들 계획
미디어 플랫폼과 콘텐츠 산업간 동반 성장 구조 마련
합병승인 안되면 투자 축소 가능성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합병법인이 국내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해 3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운영한다. 조성된 자금은 오리지널 신규 콘텐츠 제작에 투입돼 하우스오브카드와 같은 사전 제작 드라마를 만드는데 쓰인다.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스타트업에도 1000억원이 투자된다.
이인찬 SK브도르밴드 대표이사는 8일 서울 을지로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CJ헬로비전과 합병 이후 1년간 3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국내 콘텐츠 산업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3200억원 중에 1500억원은 자체 출자하고 나머지 1700억원은 투자사 유치를 통해 조달한다"고 설명했다. 1500억원 중에 SK가 1000억원을 맡고 500억원은 CJ가 담당한다. 나머지 1700억원은 정부가 조성하는 모태펀드 및 재무적 투자자 모집 등을 통해 조성할 계획이다.
조성된 펀드는 콘텐츠 제작에 2200억원을 투자하고 관련 스타트업 활성화에 1000억원을 지원한다. 콘텐츠 제작에 들어가는 2200억원 중 1200억원은 드라마, 다큐 등 일반 영상 콘텐츠 제작 펀드로 조성된다. 조성된 펀드는 글로벌 한류 드라마 및 사회, 문화 관련 명작 다큐멘터리 등 VoD(주문형비디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일부 콘텐츠를 VoD 오리지널로 사전 제작해 유료 플랫폼에서 동시 개봉하는 새로운 시도도 할 계획이다. 확대된 가입자 기반을 토대로 VoD 퍼스트(1st) 서비스라는 새로운 콘텐츠 유통 경로를 마련하고 시즌제 등 새로운 포맷의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현재 넷플릭스 등 해외 OTT(인터넷을 통한 방송시청) 사업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맞춤형 콘텐츠를 사전 제작해 전편을 VoD 오리지널관에서 동시 개봉하고 시청자에게 새로운 시청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한국판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와 같은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역동적인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기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1000억원 중 600억원은 융복합 콘텐츠 펀드로 조성돼 1인 창작자(MCN) 및 신기술 기반의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에 투입된다. 이를 위해 콘텐츠 진흥기관 또는 지자체 등과 협력해 개인 우수 창작자를 지속 발굴, 육성한다. 고품질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을 위해 주요 콘텐츠 제작사와 공동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400억원은 글로벌 콘텐츠 펀드로 만들어져 국내 제작사들의 해외 진출 기회를 제공하고 해외 플랫폼 간 연대를 통한 공동제작이 추진된다.
합병법인은 2200억 원의 펀드 운영을 통해 제작된 콘텐츠는 국내외 유료 플랫폼 및 OTT에도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국내 콘텐츠 제작사의 수익 창출 기반을 강화하고 추가적인 외부 투자를 유도해 국내 콘텐츠 산업의 성장구조를 강화하는데 기여한다.
특히 펀드가 벌어들이는 수익금 중 1800억원은 재투자해 향후 5년간 총 5000억원 규모를 콘텐츠 산업 생태계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재투자되는 1800억원은 펀드가 벌어들이는 수익금은 물론 투자 이후 회수되는 자금까지 포함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콘텐츠 관련 스타트업 지원에는 1000억원이 투입된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 투자금은 빅데이터나 가상현실(VR), 초고화질방송(UHD), 사물인터넷(IoT) ICT와 관련된 사업영역에 집중적으로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대표는 만약 이번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 허가가 나지 않는다면 투자규모는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상상하기 싫지만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투자계획이 상당히 지연되거나 축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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