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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大戰 D-10]대출 실행하고 ISA 권유 '꺾기'…유치전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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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은행 직원이 대출 상담을 하면서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가입을 종용하는 이른바 '꺾기' 방식까지 등장하는 등 은행권의 ISA 유치전이 과열되고 있다.


3일 서울 여의도 A은행 영업점에선 대출 창구의 한 직원이 50대로 보이는 고객에게 "ISA라고 하는 상품이 19일쯤 나올 예정이니 가입하도록 하라"고 안내했다. 해당 고객에게 대출이 실행된 직후였다.

이 직원은 "ELS(주가연계증권) 같은 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처음엔 예금이나 적금 위주가 될 수도 있겠다. 5년간 얻는 수익은 비과세"라고 간단히 ISA를 설명했다. 이어 "가족들에게도 위임장을 받아 가입하시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고객은 별다른 질문 없이 "알겠다"며 일종의 사전예약을 했다. 대출 실행에 만족해하던 고객이 가입을 권유받고 승낙하기까지는 순식간이었다.

오는 14일로 예정된 ISA 상품 출시를 앞두고 금융사들은 직원들에게 의무 할당량을 정하고 고가(高價) 경품 행사를 하는 등 경쟁적인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어떤 곳에 투자를 할 것인지 등 상품 구성조차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종의 사전 판매를 하는 것이어서 불완전판매 우려는 그만큼 커지고 있다.


ISA에는 예금과 적금 외에도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에 투자하기 때문에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또 5년간 의무 가입해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현장 점검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지난 2~3일에는 시중은행 부행장 등 금융사 경영진들을 불러 과도한 경쟁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업계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ISA 준비 TF(태스크포스)팀'도 꾸린다. TF팀은 ISA 판매 현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미스터리쇼핑(일반 고객을 가장한 점검), 불시 점검 등을 통해 불완전판매를 예방하는데 주력한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직접적인 제재 가능성은 낮으며 금융개혁의 기본 원칙이 금융사 자율 경영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과도한 개입은 자제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금 은행 창구에서 벌어지는 행위는 ISA가 출시되기 전에 구두로 사전예약하는 일종의 홍보 마케팅으로 볼 수 있어 법적으로 제재하지 못한다"면서 "자동차 출시 전에 광고하는 것과 비슷하게 본다. '꺾기'라는 것도 고객이 강제로 가입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밝혀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창구 직원들의 책임을 묻기 보다는 경영진들의 자제 노력이 중요하며 미주알고주알 개입하는 것은 금융개혁의 큰 틀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본격적으로 상품이 출시된 이후에 투자 유의 사항들을 제대로 알리는지를 중점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진열대에 상품도 없는데 미리 팔겠다고 하는 자체가 문제이며 ISA는 처음 나온 상품이라는 점에서 더 철저한 금융사의 설명이 필요하다"면서 "ISA의 혜택을 면밀히 따져볼 수 있어야 하는데 특히 대출을 받는 고객 입장이라면 은행 직원의 권유를 거절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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