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으로 촉발된 무제한 토론을 중단과 관련 "시간에 쫒기는 국회 일정 때문에 잘 못 처신하고 판단한데 대해 국민여러분께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7시 무제한 토론의 마지막 주자로 나서 "180시간 넘게 국민들께 호소드린 것을 실현하기 위해 내려기는 이 순간부터 열정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보여드리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더민주는 테러방지법이 직권상정 된 23일부터 9일째 무제한 토론을 이어가고 있지만, 장기화 될 경우 공직선거법 처리 등 역풍(逆風)이 불수 있다는 우려로 이날 무제한 토론을 종결키로 했다. 그러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한 야권 지지층은 이같은 더민주 지도부를 성토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무제한 토론 중단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이 원내대표는 "180시간 넘게 28명의 국회의원이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제가 한 단어, 한 순간으로 날려버릴 수밖에 없었던 것에 대해서는 정말 죄송하다"며 "죽을 죄를 졌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을 '쿠데타'로 규정하며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론을 제기했다.
이 원내대표는 "지금은 전시사변에 준하는 국기비상사태가 아니기에 정의화 국회의장이 아니라 과거에 망나니 같았던 국회의장이라 하더라도 결코 정권유지법인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하리라고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며 "(국정원이) 무제한으로 감청하고 아무런 사후통제 없이 어떤 잘못과 위법을 저지르더라도 막을 수 없는 국민감시법(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한 것은 국민의 대한 쿠데타라고 단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원내대표는 "권력을 추종하는 소수의 의원들을 이번 기회에 똑똑히 가려내고, 국민의 뜻과 다르게 테러방지법을 만드려내려고 하는 그들을 평가하고 판단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원내대표는 지난 9일간 이어진 무제한 토론과 이에 따른 여론의 호응에 대해 '기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민의 의사가 정치에 반영되고, 그 정치가 다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치의 새로운 모습을 기적이라고 평가하고 싶다"며 "그동안 의원들이 쌓았던 여러가지 내공을 직접 펼쳐보일 기회가 됐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백분의 일이라도 마음의 빚을 덜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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