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가 원주 동부 프로미를 상대로 기선을 제압했다. 승부처는 3쿼터였다. 조 잭슨(23·오리온스)의 원핸드 덩크 한 방이 기싸움의 결과를 갈랐다.
오리온은 26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에서 동부를 104-78로 크게 이기고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경기 전 양 팀 감독은 나란히 승부의 추는 기싸움에서 이긴 쪽으로 기울 것으로 봤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두고 연습을 해왔다. 잘 될 지는 모르겠다. 선수들이 자신감만 붙는다면 경기는 잘 풀릴 것"이라고 했다. 김영만 동부 감독도 생각이 비슷했다. 김 감독은 하루 전 열린 안양 KGC 인삼공사와 서울 삼성 썬더스 간 경기를 언급하면서 "삼성이 기싸움에서 진 경기였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기싸움이 중요하다"고 했다.
초반 1쿼터는 오리온이 가져갔다. 애런 헤인즈가 오리온의 공격을 이끈 주인공이었지만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해 긍정적이었다. 헤인즈는 1쿼터에만 13득점으로 가장 많은 점수를 기록했다. 밖에서 던지고 안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넣고 자유투를 얻어내는 영리한 헤인즈의 공격에 동부의 수비가 흐트러졌다. 1쿼터 막바지에는 문태종, 장재석, 조 잭슨이 차례로 득점하면서 사기가 올렸다. 허일영은 정확한 미들슛으로 힘을 보태고 이승현도 중요한 때 골밑으로 돌파해 득점을 만들었다. 문태종은 1쿼터에 던진 3점슛 두 개가 모두 림을 갈랐다.
문제는 3쿼터였다.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면 3쿼터에 집중력이 흐트러질 가능성이 높다. 오리온도 그랬다. 3쿼터가 시작되자 동부에게 잇달아 득점을 내줬다. 6점차까지 좁혀지면서 오리온스는 무언가 반전이 필요했다.
그 때 조 잭슨이 날았다. 조 잭슨은 3쿼터 중반에 자유투 투샷을 놓쳤다. 아쉬움이 얼굴에 그대로 묻어났지만 곧 3점포를 가동하면서 만회했다. 자신감을 다시 충전한 뒤 전매특허인 덩크슛이 터졌다. 앞선에서 수비에 성공한 조 잭슨은 무인지경 상황에서 한 손으로 강하게 덩크를 림에 꽂았다. 홈팬들은 열렬히 환호했고 선수들도 1쿼터의 기세를 다시 살렸다.
오리온은 그대로 리드를 이어가며 100점을 돌파했다. 어느덧 점수차도 30점에 가까워졌다. 오리온은 1차전을 크게 이기면서 초반 기싸움에서 완승했다. 이 분위기를 2차전에도 그대로 이어가야 하는 행복한 숙제를 안았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