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위작의혹, 생존작가에 검증할수 있게 해야"

이우환 화백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이우환(80) 화백이 위작 의혹 수사에 자신이 직접 검증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경찰에 공개 요청했다.

이 화백의 법률대리인 최순용 변호사는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우환 작가가 경찰에서 수사 중인 작품 12점에 대해 위작 여부를 직접 감별하기 원한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불필요한 억측의 확산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경찰 압수품에 대한 이우환 화백 본인의 조속한 검증과 의견 제시"라며 "이 화백의 검증을 정식으로 요청하며 조속한 시일 내 수사 결론을 내 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경찰은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 화백의 위작으로 의심되는 작품 열 두점에 대한 최종감정을 맡겨 놓은 상황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해 10월과 12월 이 화백의 위작을 유통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된 화랑을 압수수색했다. 또한 이달 중순께 압수품 감정을 의뢰받았던 최명윤 국제미술과학연구소장은 "해당 작품 12점에 대해 과학감정, 안목감정을 실시한 결과 모두 위작으로 판단했다"고 언론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최 변호사는 이날 "엄연히 생존작가가 있는 상황에선 생존작가의 의견이 우선시돼야 한다"며 "제3자들의 의견만 듣고 판단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해외 소장가들로선 이번 사태를 바라보며 불신감을 갖게 될 것이고 이는 국내 예술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수사기관과 언론에선 거시적 안목에서 신중한 접근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최 소장이)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감정위원 본인이 먼저 그 감정 결과를 개인적으로 언론에 공개함으로써 의혹을 부풀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그 감정결과는 과연 공정한 것인지 경찰에선 심각하게 고민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그는 또 "정작 작가 본인은 그 그림들이 어떤 그림인지 사진조차 볼 수 없어 위작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생존작가 본인은 배제한 채 제3자들에게 감정을 하도록 하거나 예술작품을 국과수에 감정 의뢰하는 수사방식을 이우환 작가로선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