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상장사 대주주 중 20명이 지난해 실적기준 배당 수익으로만 1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5일까지 공시된 상장사 배당(보통주 기준) 현황을 집계한 결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총 1771억6000만원의 현금 배당을 받게 돼 배당 소득 1위에 올랐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3.44%)와 삼성생명(20.76%)의 지분 보유로 각각 997억1000만원, 747억3000만원을 챙길 수 있게 됐다. 보통주 1주당 50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한 삼성물산(2.86%)에서도 27억1000만원을 받는다.
배당 소득 2위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차지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정 회장은 총 772억8800만원을 배당금으로 받게 된다. 정 회장의 뒤를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59억8700만원의 배당을 받게 돼 3위에 랭크됐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의 경우 부자가 함께 10위 안에 들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493억8000만원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372억9000만원을 수령하게 돼 각각 4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주식 부호 2위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아모레G와 아모레퍼시픽에서 총 257억9000만원을 배당받게 된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배당금은 254억9000만원으로 나타났다.
홍라희 리움 관장은 여성 대주주 중 유일하게 10위 안에 들었다. 홍 관장은 삼상전자 주식 0.74%를 보유하고 있어 216억6000만원을 받게 된다. 이 회장은 배당 소득 남자 1위, 홍 관장은 여자 1위 자리를 나란히 차지했다.
김원일 골프존유원홀딩스 경영고문은 배당금으로 184억원을 받게 되면서 코스닥 상장사 오너 중 배당 소득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은 178억원을 배당금으로 챙기게 되며 구본준 LG 부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배당금은 각각 175억원, 169억원이다.
증권사ㆍ금융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배당을 받는 대주주는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다. 메리츠금융지주 지분 67.81%를 보유 중인 조 회장은 배당금으로 164억원을 수령하게 된다.
정몽진 KCC 회장(152억원),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146억원), 김상헌 동서 고문(137억원), 구광모 LG 상무(136억원),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134억원),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103억원),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101억원) 등도 배당금 수익으로만 100억원 이상을 손에 쥘 수 있게 됐다.
오덕교 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100억원 이상을 배당받는 대주주 대부분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어 급여도 받고 배당도 받는다"면서 "소액주주를 보호하는 측면에서 차등 배당 제도를 통해 배당을 낮춰받는 등 자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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