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시리아 휴전 원칙에 잠정 합의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케리 장관은 이날 요르단 암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시리아 휴전 조건에 대해 논의했다며 적대행위 중단 조건 협상을 잠정 타결했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시리아 휴전이 몇 일내에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휴전 협상이 완료된 것은 아니며 시리아 사태와 관련된 모든 당사국들이 합의 조건을 준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휴전 조건이 최종적으로 합의된 것은 아니라며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발표한 언론 보도문에서 라브로프와 케리 장관 간 전화통화 사실을 확인하면서 "'국제적시리아지원그룹'(ISSG)의 공동의장인 두 장관이 앞서독일 뮌헨에서 이루어진 ISSG 회의 합의에 따라 시리아 휴전 조건에 대한 조율을 계속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그간 시리아 내전 종식 회담에 참여할 반군 대표단 구성과 시리아 사태의 핵심인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 퇴진 문제, 시리아 반군 내 테러단체 지정 등을 둘러싸고 이견 차를 보였다. 하지만 케리 장관의 이번 발표로 미국과 러시아 양측이 주요 충돌 사안에서 나름대로 접점을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터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17개국이 참여하는 ISSG는 오는 2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등의 평화 회담에 앞서 시리아 사태를 논의해 왔다. 하지만 시리아내 반군 조직이 무수히 많은 상황에서 외부 국가의 합의만으로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실질적 휴전이 성사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날도 시리아 중부 도시 홈스의 친정부 구역에서 연쇄 차량 폭탄 테러 공격으로 최소 46명이 사망했다고 시리아 국영TV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또 시리아 북부 최대 도시 알레포에서는 러시아의 공습 등으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대원 50명 이상이 숨지는 등 이날 대규모 유혈 사태가 잇따랐다.
'아랍의 봄' 여파로 2011년 3월 시작한 시리아 내전은 5년 간 이어지며 25만명의 사망자를 내고 최악의 난민 사태와 IS의 빠른 세력 확장을 유발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연합군은 그동안 시리아와 이라크 내 IS 거점 등을 1만차례 이상 공습했으며 러시아도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도와 반군 활동 지역을 집중적으로 폭격해 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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