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월 분양권 거래량은 전월대비 36% 급감
'신반포자이'는 일주일간 최대 52건 거래돼 대조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주택 매매시장이 거래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사이 분양권 거래도 급감 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시장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거래가 줄었고, 찾는 사람이 줄면서 예상만큼 웃돈을 기대하기 쉽지 않게 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거래된 분양권은 426건으로 전달보다 36%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가재울4구역ㆍ신촌e편한세상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하반기 들어 분양권이 많이 거래된 서대문구에서 절반 이상 감소하는 등 대부분 구에서 거래가 줄었다.
지난해의 경우 5월 한달에만 1000건 이상 손바뀜이 일어나며 정점을 찍은 이후 다소 주춤했지만 연말까지 매달 600건 안팎으로 거래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새해 들어 대폭 준 셈이다. 이달 들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여신심사를 강화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증절차를 꼼꼼히 들여다보는 등 주택시장을 대하는 당국의 태도가 지난해와 정반대로 바뀌면서 분양권 거래도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강남구 수서동의 한 중개소 관계자는 "(분양권을) 팔거나 사려는 사람이 대부분 지난해 거래를 끝내 새해 들어서는 거래가 뜸한 것 같다"면서 "지난해와 같이 달아오른 분위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서는 지난 20일까지 355건이 거래, 하루 평균치로 따져보면 전달보다 다소 늘었다. 이는 일반아파트 가운데 평당 분양가가 가장 비쌌던 신반포자이 분양권거래가 대폭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이 단지는 분양권 전매제한이 없었는데 당첨자발표가 있었던 주에만 52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분양권 웃돈에 대한 과세방침이 알려진 점 역시 거래를 위축시킨 주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일부 단지에서는 거래 시 실제 금액보다 낮추는 이른바 다운계약도 적잖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분양권을 사고 팔면 해당 거래내역을 지자체에 신고하게 돼 있는데, 실제 신고금액과 거래액이 달라 시장이 불투명해질 경우 수요자의 관망세가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신고된 '신반포자이' 분양권 실거래 현황을 보면 분양가와 수백만원 정도 비싼 수준이다. 층수나 평형별로 적어도 1000만원, 많은 곳은 2000만원 이상 웃돈이 붙었다는 인근 공인중개소 설명과 비교하면, 분양권 거래신고가 잘못됐거나 중개업소에서 잘못된 정보를 알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상당수 풀린 분양권이 시차를 두고 시장에 나올 경우 수요자 우위현상이 심화되면서 거래위축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이나 대구의 경우 그간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신규 분양시장이 호조를 보였는데 이는 시세차익, 즉 분양권 웃돈을 노린 투기심리가 작용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올 상반기까지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공급과잉 분위기를 고조시킨다면 최근 하락세로 돌아선 아파트값과 함께 분양권 거래 역시 얼어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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