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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돈이다]근데 1파운드가 얼마큼인가요?

시계아이콘02분 46초 소요

453g이라고 하면 대충 감이 잡히는데…헷갈리는 단위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나는 돈이다]근데 1파운드가 얼마큼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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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돈을 '쩐의 전설'이라는 이름으로 의인화해서 1인칭 시점으로 작성했습니다.

"피고의 가슴에서 살 1파운드를 베어내는 것은 인정하오. 하지만 샤일록, 피는 단 한 방울도 준다고 쓰여있지 않소. 자! 증서대로 살 1파운드만 베어내시오. 만약 피를 한방울이라도 흘리게 했을 경우 토지와 재산은 모두 몰수될 것이요."


'살 1파운드'의 판결로 유명한 이 대사를 기억하는지.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대목 중 하나지. 악독한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이 채무자에게 무리한 요구를 했다가 제 꾀에 넘어간다는 내용이야. 그런데 말이야. 여기서 말하는 살 1파운드는 얼마정도의 무게일까. 왜 1kg이라고 하지 않고 1파운드라고 표현할까?

◆익숙지 않은 단위는 '미터법' 아니라 '야드 파운드법' 따르기 때문


도량형 체계는 크게 미터법, 야드파운드법, 척관법(尺貫法) 세가지가 있어. 우리나라는 미터법을 적용하는데, 미국이나 영국에서 야드파운드법을 쓰고 있지. 우리나라도 고대 중국에서 온 척관법의 잔재가 남아 있다보니 단위가 헷갈릴 때가 많아. 대표적인 척관법의 잔재로 아파트 면적을 말할 때 쓰는 '평'을 들 수 있지.


1파운드는 1lb로 표현하고 약 453g 정도의 무게라고 해. 당시 베니스에서 무게의 단위로 파운드를 썼던 건 야드파운드법의 도량형을 써서 그런거야. 예를 하나 더 들어볼까.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10리(里)도 못가서 발병난다." 여기서 리(里)는 몇 미터일까? 대략 392미터라고 해. 이 것도 척관법으로 요즘엔 쓰지 않는 단위지. 그건 우리나라가 1963년부터 미터(meter)법에 의해 길이와 너비는 미터(m)를, 부피는 리터(ℓ), 무게는 그램(g)을 기본단위로 하는 십진법을 사용한 도량형법을 쓰고 있어서야.


미터법은 1790년 프랑스의 정치가 탈레랑이 제안해서 파리과학아카데미가 정부의 위탁을 받고 만든 국제적인 도량형단위계지. 이후 1875년에 각 나라 사이에 미터 협약을 맺어 세계적으로 널리 쓰게 되었지. 우리나라에서는 1963년 5월에 계량법을 제정해 오늘날까지 채택하고 있어. 그 이전엔 우리나라는 마지기, 홉, 되, 말, 섬, 가마 같은 척관법 단위를 넓이와 부피를 잴 때 썼었지만 이 단위도 금지됐고 야드파운드법으로 단위를 표기할 수 없게 했어.


샤일록이 1파운드란 단위를 쓴 건 야드파운드(yard pound)법에 따른 영국 고유의 도량형 단위계야. 길이의 단위를 야드(yd), 무게의 단위를 파운드(lb), 부피의 단위를 갤런(gal)으로 재는 것이지. 미터법이 국제 도량형으로서 승인되기 이전까지 국제적으로 썼으나, 지금은 미국과 영국 등 몇개 나라에서만 쓰고 있어. 1파운드는 약 453g이지. 이외에도 온스와 갤런, 마일, 인치, 피트도 모두 야드파운드법에서 나온 도량형이기 때문에 우리에겐 익숙지 않은거야.


도량형 표준을 정확하게 만드는게 중요한 이유는 서로 다른 단위를 사용하다보면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이야. 실제로 중국 민항총국(CAAC)는 1999년 중국 상하이에서 발생한 항공기 추락사고 원인이 조종사가 고도 1500m를 1500피트(490m)로 오인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지. 미국과 캐나다 국경지대에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대. 제한속도가 마일(mile)로 표시된 미국 도로를 달리던 운전자가 킬로미터(km)를 쓰는 캐나다 도로에 들어서면서 무심코 과속을 하다가 사고를 낸다는 거지.


◆트로이온스, 배럴, 캐럿의 유래는?


'금이 온스(oz)당 1239.4달러에 마감했다' 여기서 쓰는 온스란 단위도 야드파운드법에서 온거야. 금이나 백금의 무게를 잴 때 쓰는 단위인 '트로이온스(Troy Ounce)'의 줄임말이지. 금을 '돈'으로 쟀던 한국인한텐 생소한 단위야. 1트로이온스는 약31.1g이야. 그런데 음식료 같은 것의 무게 잴 때 쓰는 상용 온스(avoirdpois ounce)랑은 차이가 있지. 이 상용온스는 28.3g이야. 그럼 온스라는 말은 어디서 온 걸까? 국제적으로 금 표준가격의 기준을 영국 런던 금시장협회에서 정하는데, 이때 금 1트라이온스당 US달러화로 표준 가격을 표기하면서부터 쓰이기 시작한거지. 온스의 어원은 로마피트(성인남자 발 크기의 평균으로 길이를 쟀던 단위)를 가리키는 운시아(uncia)에서 왔다고 하지.


참 우리가 많이 쓰는 금 1돈은 3.75g, 반돈은 1.875g이야. 그런데 금은방에서 쓰는 저울은 대부분 소수점 첫째자리나 둘째자리까지 표시할 수 있게 되다보니 0.005g을 잴 수 없어 소비자가 본 손실이 막대했지. 그래서 1돈 단위말고 그램 단위로 거래하도록 유도하기 시작한거지.


국제유가를 쓸 때 주로 사용하는 배럴(bbl)은 어디서 왔을까. 배럴은 가운데가 불룩한 원통형 용기를 일컫는 말이지. 나무로 만든 통 모양의 둘레를 쇠틀로 끼운 용기야. 과거에는 이 나무통에 액체를 보관하고 운송했거든. 특히 와인, 위스키, 브랜디와 같은 숙성용 술 용기로써 오늘날에도 사용해. 1850년대 후반 석유개발 초기에는 미국 석유업자들이 지하에서 캔 석유를 술과 같은 액체를 담아 보관하던 배럴에 원유를 담아 저장하거나 수송했어. 거기서부터 시작해 배럴당 가격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어져온거지. 물론 양이 조금씩 달라지긴 했어. 19세기 석유 상업생산 초기에 1배럴은 약 189ℓ의 양이었어. 그러나 원유를 나무통에 담아 운반했던 당시 운반 중 기름이 증발하거나 새어나가 목적지에 도착했을 땐, 당초 담았던 양보다 줄어든 158.9ℓ 정도만 남았던 거지.


하지만 1872년 표준 배럴이 42갤런(158.9ℓ)으로 확정되었는데, 저장 수단이 발달함에 따라 유실량이 없어지면서 '1bbl=158.9ℓ'가 공식화되기에 이르렀어. 물론 오늘날 원유를 오일 탱크나 파이프라인을 통해 운송하기 때문에 더 이상 배럴 크기의 용기는 필요하지 않지만, 당시 정립된 단위 개념이 오늘날까지도 통용되고 있는거야.


캐럿의 유래는 지중해 연안에서 주로 자라는 캐럽(Carob) 나무에서 찾아 볼 수 있어. 캐럽나무의 씨앗은 신기하게도 모든 씨앗이 0.2g의 무게를 동일하게 유지한다고 하지, 다이아몬드를 거래하던 초기 유럽 사람들에게 그렇게 가벼운 무게를 잴 만한 저울이 없었어. 그러다보니 주변에 널려있는 캐럽나무 씨앗으로 다이아몬드의 무게를 재는 관행이 있었던거지. 그래서 초창기 다이아몬드 생산자와 상인들이 다이아몬드의 기본 단위를 1ct=0.2g 이라고 한 거지. 그래서 2캐럿은 0.4그램이고, 5캐럿은1그램인거야. 영어로는 Carat, 줄여서 ct, 1캐럿은 1ct라고 쓰지.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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