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유통 全 채널 최저가 판매 내세워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전(全) 유통시장을 대상으로 최저가 전쟁을 선포했다. 정 부회장은 특히 온라인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을 정조준, 일부 이탈 고객의 발길을 되돌린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기존 오프라인 경쟁사 뿐 아니라 온라인몰, 소셜 커머스 등 유통업계 전(全) 채널과의 최저가 경쟁을 확대하겠다고 18일 밝혔다. 첫번째 상품으로는 소셜 커머스업체가 판매를 주도하고 있는 '기저귀'를 선정했으며, 이날부터 전 채널 가운데 최저가로 판매한다.
정 부회장이 선포한 '최저가 전쟁'은 사실상 쿠팡과의 가격전쟁을 공식화 한 것이다. 첫 상품으로 기저귀를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기저귀는 최저가, 빠른 배송을 무기로 쿠팡이 업계에서 독보적인 판매증가율을 보인 품목이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이마트의 기저귀 매출은 전년 대비 26.3%가 급감했다.
상대적으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필수적으로 반복 구매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도 기저귀는 상징적이다. 지속적인 구매를 통해 특정 채널을 최저가 판매처로 인식, 기타 제품 구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판매되는 기저귀 상품은 업계 1위 브랜드인 하기스의 매직팬티 박스형(대형 92개 2만8500원, 특대형 76개 2만9600원)과 마미포코 360핏 팬티 박스형 (대형 72개 1만8500원, 특대형 54개 1만7200원)이다. 이마트 매장과 이마트몰에서 동일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이 가격은 대형마트 업계와 비교해서는 최대 35%, 소셜 커머스 등 온라인 업체보다도 최대 15% 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이마트는 가격 책정을 위해 지난 1월부터 8개의 온·오프라인 대표 유통업체 가격을 조사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최종 판매가를 결정했다.
이마트는 앞으로도 마켓분석을 통해 이들 업체의 주간 가격을 추적, 관찰해 상시 최저가로 운영할 계획이다. 한정된 적은 수량을 최저가로 내세워 가격 질서를 흔드는 일부 업계의 관행을 깨고 정상적인 가격 경쟁 체계를 만든다는 것이다. 판매 첫 1주일간 준비된 물량은 각각 5만여 개에 달하며, 점포 특성상 일부 점포에서 일시적인 품절이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 품절제로보상제 상품으로 지정해 구매를 보증해 준다. 품절제로보상제는 품절로 상품을 사지 못하면 보증 쿠폰을 지급, 7일 이내에 방문하면 기존 행사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이마트의 제도다.
이마트 관계자는 "유통 전 채널 최저가 정책을 통해 이마트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온라인몰과 소셜 커머스 업체 등 이업태로의 고객 이탈도 사전에 방지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기저귀를 시작으로 최저가 상품을 늘려 업계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에도 이마트는 각 업태별 상품과 소비자 분석을 통해 경쟁사의 전략 상품과 매출이 높은 상품을 추려내고, 이마트에 대한 영향도를 면밀히 분석해 '최저가 판매' 상품을 선별, 운영할 계획이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