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대통령이 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단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주 휴양지인 서니랜즈에서 이틀간 일정으로 열린 미ㆍ아세안 정상회의 폐막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와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작심한 듯 비판을 쏟아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나는 미국 국민들에게 엄청난 믿음을 갖고 있다"면서 "미국 국민들은 대통령이 진지한 일을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의 직무는) 토크쇼나 리얼리티쇼를 진행하는 게 아니다. 이것은 프로모션이나 마케팅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TV 리얼리티쇼에서 대중적 인기를 끌었던 부동산 사업가 트럼프가 자극적인 주장과 정책을 내세워 미국 대선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직설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사실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는 지난 수년간 악연을 이어왔다. 특히 트럼프는 대선에 출마하기 이전부터 "오바마는 미국에서 태어나지도 않았기 때문에 대통령에서 쫓아내야 한다"며 괴롭혀왔다. 트럼프는 대선 운동 기간에도 "오바마 정부 기간 동안 위대한 미국이 사라졌다"고 주장하거나 '무슬림 입국 금지' 주장 등을 내세워 백악관을 곤혹스럽게 만들어왔다.
오바마 대통령으로선 그동안 쌓인 불만을 이번 기회에 직접 터뜨린 셈이다. 그는 오바마 정부의 정책을 사사건건 비판하고 물고늘어지고 있는 공화당 주자들에게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간의 경선에 대해선 "건전한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