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미국 대선 두번째 관문이었던 뉴햄프셔 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민주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각각 승리를 거두며 거센 ‘아웃 사이더’ 돌풍의 위력을 입증했다.
뉴햄프셔 주 프라이머리는 9일(현지시간) 오전부터 실시돼 이날 저녁 8시쯤부터 본격적인 개표가 진행됐다.
개표가 90% 진행된 10일 0시 45분현재 민주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60%의 지지를 획득, 39% 득표에 그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압승을 거뒀다.
부동산 재벌 출신 공화당 트럼프 후보는 같은 시각 35% 득표율을 보이며 승리를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공화당에선 존 케이식 오하이오주 주지사가 16%를 얻어 2위에 오르며 선전을 펼쳤다. 이어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12%),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11%), 젭 부시 전 주지사(11%)가 치열한 3위 경쟁을 벌였다.
‘민주 사회주의자’임을 자처하며 젊은 층과 진보 그룹으로부터 뜨거운 지지를 받은 샌더스 의원은 승리가 확정된 뒤 지지자들 앞에서 한 연설에서 " 이번 승리는 수천만의 일반 국민이 함께 일궈낸 정치 혁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승리는 1백만명의 자원봉사자와 7백만명의 소액기부자들이 함께 만들어낸 것" 이라면서 "이 위대한 국가가 단순히 1% 특권층이 아니라 모든 국민의 것임을 확인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의원은 "나에 대한 비판자들은 내 공약들이 재원을 마련할 수 없고 실현성 없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나는 투기를 일삼고 경제를 망치는 월스트리트를 개혁하고 이들로부터 세금을 거둬서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오늘의 승리를 바탕으로 11월에 치러지는 대선에서도 민주당이 다시 재집권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햄프셔 주 프라이머리에서 완패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개표초반 일찌감치 샌더스 의원에게 축하 전화를 건 뒤 패배 시인 연설에 나섰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우리는 이번 결과에 굴하지 않고 선거유세를 전국으로 가져가겠다"며 전의를 다졌다.
한편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는 "앞으로 미국을 과거 어느 대통령보다 더 위대하게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자축했다. 그는 승리가 확정된 뒤 지지자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이곳에서 아름다운 승리를 거뒀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IS(이슬람국가)를 때려 잡을 것이고 아무도 우리를 괴롭히지 못하게 아주 크고 강하고 힘있는 군대를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트럼프는 "이제 (다음 격전지인) 사우스캐롤라이나로 가서 승리하겠다. 모두에게 감사한다"는 말을 남기고 연단을 내려갔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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